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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항신 제주어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의 시(3)

by 김창집1 2025. 11. 18.

 

 

*

    -보리 훌트는 날

 

무뚱엔 보리클 메어선 싯고

마당 ᄒᆞᆫᄁᆞᆺ엔 보리당 눌 싯고

곱을락 ᄒᆞᆯ 땐 곱으래 댕기단디

 

돗통시 갈 땐 ᄇᆞ름으지 뒈주곡

성 대신 망봐주는 보리낭 눌

 

눌 주쟁이 걷으민 ᄃᆞᆯ코름ᄒᆞᆫ

저실 감저 오망오망 앚앙 이신

 

그추룩 의지암지ᄒᆞ멍 살아신디

이잔1 머리 속에나 ᄒᆞᄊᆞᆯ 냉겨진

풍경덜

 

성신디레 보리 ᄒᆞᆫ 줌 건네주단

체얌 보리 홀트멍 자빠진 날

 

눈에 선ᄒᆞ다

 

---

*: 제주의 옛 생활 도구.

 

 



솔섭 보달

 

 

저슬 나젱 ᄒᆞ민

밥 ᄉᆞᆱ앙 먹젱ᄒᆞ민

 

저슬내낭 구들 창

데우젱 ᄒᆞ민

 

원당봉 ᄀᆞᆺ디* 올라강

살레칭 밧디 올라강

 

솔섭 ᄇᆞᆨᄇᆞᆨ 긁엉

 

메주 뎅이 멩글 듯

조 침떡 멩글 듯

 

보달* 쳥 등짐지멍

복녀영 복실이영

동심 불러내는

 

겨울 내내 쓸 지들커*

 

 

---

*ᄀᆞᆺ : 가장자리.

* 보달 치다 : 흩어져 있던 것들을 모아 짐을 꾸리다.

* 지들커 : 장작, 검불 따위의 불을 땔 물건 또는 모든 땔감을 일컫는 말.

 

 



애기 도새기 시성제

 

 

애기 도세기신디 무사

자릿도세기옌 헴신고

 

ᄒᆞᆫ ᄆᆞ리 ᄒᆞᆫ ᄆᆞ리 ᄒᆞ민

두 ᄆᆞ리가 ᄒᆞᆫ베 뒈난

자릿도세기렌 헴ㅅ주게

 

구덕에 짊어아졍

오일장에 ᄑᆞᆯ레가민

가이덜토 자릿도세기렌

 

어멍젯 물엉 시민

경ᄒᆞᆫ것도

애기 도세기렌 헷주

 

게민 ᄒᆞᆫ ᄆᆞ린?

아아 그건이 성* 도세기주

 

ᄆᆞᆼ글ᄆᆞᆼ글ᄒᆞᆫ게 윤지기도 흐다이

 

 

---

* : 형의 제주어.

 

 



쉬영 니영 이영 서케

 

 

갑제기 셍각난다

데맹이에

 

쉬를 뽑던 생각이

서케렌도 ᄒᆞ는디

 

니도 이섯구나

이라고 ᄒᆞ는거

 

쉬도 욤고 니도 욤앙

픽픽 터지곡 탁탁 죽이곡

 

머리광 속옷 소곱 빈대추룩

ᄃᆞᆯ라붙엉

 

아멩 ᄉᆞᆩ아봐도

ᄌᆞ냥ᄒᆞ멍 ᄈᆞᆯ아도

 

그전인 경헤도 시원ᄒᆞᆫ 시상

 

이젠 경허나 정허나 ᄀᆞᆸᄀᆞᆸ헌 시상

 

 



말축

 

 

집 마당 검질 트멍

톡각 톡각 튀던 말축덜

마당 휘갈던 ᄃᆞᆨ덜 멕이난

ᄃᆞᆨ세기도 봉알 봉알 헤나신디

 

예닐곱 ᄆᆞ리 뒈당보난

사료도 동 나곡

송키광 하간거 줘봐도

지덜찌레 ᄃᆞ투멍 ᄄᆞᆯ라부는

ᄃᆞᆨ순인 나만 보민 졸졸졸 눈마줌

ᄒᆞ는게 아ᄁᆞ운 거랏다

시방 셔시민 저 말축 ᄀᆞ져당

줘시민 좋으켜마는

 

하이고! 그놈이 개덜이 그영*

ᄎᆞ마가라*

말축이나 잡아먹주 개야더리!

 

---

* 그영 : 그렇게.

* ᄎᆞ마가라: 상상을 뛰어넘는 일을 했거나 크게 놀랄 만한 일이나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을 때, 못마땅하게 여겨 내는 소리.

 

 

 

     *김항신 제주어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