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동백문학회 '동백' 제3호의 시(4)

김창집1 2024. 2. 2. 00:08

 

 

       [시조]

 

삼지닥나무 꽃

 

 

중심 잡고 갈래 편

봄 촉으로 시를 쓰네

 

안에서 베어나온

문인의 방 묵향이네

 

반가상 삼매지경의

미소처럼 환하다

 

 

 

 

별도봉 김영란

 

 

휘파람새가 울었어

바닷가 절벽에서

오래된 슬픔들이

하염없이 서성였지

가슴을 칼로 벤 듯이

이별은 늘 아프지

 

 

 

 

수국 궁전 - 김진숙

 

 

겹겹이 쌓아 올린 유월의 저 모퉁이

눈물의 건축술은 얼마나 또 위대한가

핏발선 마른하늘에 다녀가신 어머니

 

어머니 우시는 모습 몰래 본 적 있었다

병정 같은 헛꽃들 지키고 선 아침나절

끝까지 살아생전에 이유를 묻지 못했다

 

 

 

 

이애자

 

 

어찌 돌지 않고서야

반복을 극복하랴

패인 데 핥아가며

새살이 돋기까지

열닷새

하루하루가

다 빛나는

날이거늘

 

 

               *동백문학회 간 冬柏(이천이십삼년, 세 번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