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제주시조' 2024 제33호의 시조(3)

김창집1 2024. 12. 7. 00:22

 

 

칠성대 강영임

 

 

청동빛 일곱 개 별 천상에서 불러와

 

요란하게 소리 내지 않아도 흙 쌓고 돌 얹어

 

탐라국

빛 다시 깃들며

성안 가득 별이 돋네

 

 

고요 입은 툇마루 누워 북두칠성 끌어안아

 

진흙 묻은 비린 것들 흰빛으로 품으면

 

어둠이

빠져나갈 그길

모세 기적처럼

열리네

 

 


 

압화壓花 - 고성기

 

 

악령들이 춤을 추는

이태원 뒷길에는

땅에는 없는

축제의 지옥이었다

*그 날을

일기에 담아

갈피마다 황국을 꽂다

 

구급차에 실려 간

이우성에 묻힌 사연

하나하나

풀어놓은

일 백쉰 아홉 차운 가슴

먼 훗날

짙은 향 품어

피지 못하고 굳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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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일 토요일

 

 


 

공명共鳴 - 권영호

 

 

선릉역 5번 출구에

 

다리 없는 남자가 앉아 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못 본 척

 

지나치는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 제주시조시인협회 간 제주시조(2024, 3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