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
'제주시조' 2024 제33호의 시조(3)
김창집1
2024. 12. 7. 00:22
♧ 칠성대 – 강영임
청동빛 일곱 개 별 천상에서 불러와
요란하게 소리 내지 않아도 흙 쌓고 돌 얹어
탐라국
빛 다시 깃들며
성안 가득 별이 돋네
고요 입은 툇마루 누워 북두칠성 끌어안아
진흙 묻은 비린 것들 흰빛으로 품으면
어둠이
빠져나갈 그길
모세 기적처럼
열리네
♧ 압화壓花 - 고성기
악령들이 춤을 추는
이태원 뒷길에는
아
비
규
환
땅에는 없는
축제의 지옥이었다
*그 날을
일기에 담아
갈피마다 황국을 꽂다
구급차에 실려 간
이우성에 묻힌 사연
하나하나
풀어놓은
일 백쉰 아홉 차운 가슴
먼 훗날
짙은 향 품어
피지 못하고 굳을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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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 공명共鳴 - 권영호
선릉역 5번 출구에
다리 없는 남자가 앉아 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 몰랐습니다
못 본 척
지나치는 나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 제주시조시인협회 간 『제주시조』 (2024, 제33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