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말
제주라는 섬에서
우주를 본다.
자연과
어린이들과
고양이와
어우러지며
다시 못 올 이 생에게
큐, 큐, 큐!
컷, 컷, 컷!
수천 번 외친다.
디카시는
바로 나의 삶
현장 스케치
평범함을
특별하게 변신하는
빛나는 자서전이다.
2022년 겨울에
양순진
***
♧ 패러글라이딩
거리는 중요하지 않아
무한한 시간을 날아서
너라는 공간에 닿아
운명과 영원의
긴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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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감정
누군가
내 마음 중앙에 드리운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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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 전환
비 오는 날
괜스레 접혀지는 마음에
링 귀걸이 달아봐
지나가는 우산들이
꽃처럼 보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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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따러 갑시다
코로나 쳐들어온 지 꼬박 2년
쪼그라드는 심장 펴내며 키워낸
주유소 주인네 저 달꽃 무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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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고민 때문에
얼마나 답답했으면
두 개의 태양 떠올랐을까
혼자서는 이 지구
밝힐 수 없다고
*양순진 디카 시집 『피어나다』 (책과나무, 2023. 값 13,000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