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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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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우리詩' 9월호의 시(완) ♧ 괭이밥 - 이동훈 안도현 시인은 고향으로 돌아와 「풀 뽑는 사람」이 되었답니다. 애기땅빈대, 쇠무릎, 바랭이, 괭이밥을 호명하고 그들의 재주를 말하더니, 이를 어쩝니까! 연탄재 시인답지 않게 풀들을 인정사정 없이 뽑고 만답니다. 서른다섯 전에 이름을 불러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던 애기똥풀,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이가 없었다면 그게 쓸쓸한 일이라고 말했던 개망초까지 뽑아야 할 풀 명단에 포함되어 있으니 좀 놀랍긴 합니다. 시인이 작물을 바라는 농부가 되려는 것일 순 있어도 다정多情이 소정少情이 된 것은 아닐 터인데 괜히 풀도 아니면서 서운해집니다. 개중에 괭이밥은 집 화분에 이십 년째 죽치고 앉은 인연이니 도의적으로 괭이밥 구명에 나서야 될 판입니다. 괭이밥은 풀이 고양이 소화제 역할을 해서 얻은 이.. 2026. 10. 15.
이철수 시집 '아버지의 나무'의 시(4) ♧ 기도의 힘 고향 팽나무 아래지금은 흔적조차 말라버린 집터허물어진 돌담 틈으로 넘나들던넋들임 소리 어머 넋들라 어머 넋들라정수리에 침이 살짝살짝 얹히고울음 끝에 고인 눈물에 어리는어머니의 놀란 가슴 들썩이는 어깨 비나이다 신령님께 비나이다어깨너머로 배운 글로 삐뚤빼뚤합장한 어머니의 손에 젖는하늘로 보내는 간절한 편지 등 쓰다듬는 심방 할망의 넋두리설운 아기야 설운 아기야바닥 딛는 힘 잃은 어린 자식멀리 이국땅으로 보내려 했던 가난 빚 독촉에 시달리던 자식 하늘에 빼앗기고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한 많은 사연 북받치는 설움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유리 가슴아 그래도 살아야지기도는 강철 같아 눈물의 힘으로 부여잡는신의 손 꽉 잡고 버티는 고집스러운 인내이제는 여신이 되어 돌아온어머니 오, 우리 어머니.. 2026. 10. 14.
김원욱 시집 '누가 저 푸른 창을 깨뜨릴까'의 시(3) ♧ 서골새 고향에 살면서 고향이 그리운 날 서골새로 간다까까머리 총총걸음숨죽이며 내달리던 열세 살,뒷덜미를 잡아챌 것만 같은 기운이 서릿발처럼 엉켜서영문도 모르는 귀신이 흐느낀다고도 하고고랑 구석구석 인골이 무더기로 나뒹굴었다고도 하는심장만 콩콩 뛰던휑한 눈망울 속외눈박이 새가 될까짓궂은 도체비가 될까다가서면 누구냐고,어디서 왔냐고 물을 것만 같은거친 어둠 속누가 지층의 깊은 음계를 툭툭 치고 가는지본향당 할머니 그윽한 눈빛 따라고사리손들이 하늘거리는 대로변아직 떠나지 못한 나그네만 우두커니 서서돌아보고또다시 뒤돌아보는 ---* ‘시골새’는 제주도 위미마을의 서쪽 개천. ♧ 동해로 가는 비단구렁이 꿈 깨인 새벽, 꽃잎 사이 이슬방울에 갇혀서 투명한 시공 속으로 데굴데굴 구르다가 밤새 바둥대던 누군가의 .. 2026. 10. 13.
김경희 시집 '꽃은 꽃으로 답한다'의 시(4) ♧ 오래된 기억 새 사람에 대한 궁금함일까모두 도끼눈이더라갓 시집온 며느리낯설어 미숙하련만매사 성에 자지 않아 하니고달프기 그지없더라한 이불 덮는 남편조차엄정한 중립인지라들이쉬는 공기 속에도둥실둥실 두려움이 떠다녔어라하기사 오직 제 몸뚱이 하나 건사해 온살림 경험 일천한 서툰바치이니자업자득이더라친정에서 몹쓸은 시누였더니인과응보더냐내가 서러운 만큼저들의 눈에도 연민은 가득 고여있는데짜디짠 눈물은 어째내게서만 흘렀을까하다 섭섭해 말라던 위로의 말도야속할 따름이더라스물하고도 아홉 해가 홀렸더라돌이켜보는 마음에 아쉬움은 여전하더라씁쓸한 그리움만 희미하게 번져있더라 ♧ 어버이날 억겁의 인연으로 우리가 만나한 가족을 이루니 너와 나의 가슴에영광의 징표로 선명하게 새겨진거룩한 그 이름어버이! 사랑합니다 ♧ 생일 아침.. 2026. 10. 12.
월간 '우리詩' 9월호의 시(4) ♧ 물까치 1 - 송준규 중메골 우물가 그늘 넓은고목 살구나무 아래 등의자 놓고자연에 푹 안겨 있는데산뜻한 물색 깃과 긴 꼬리물까치 가족 소란하다 먹이 물어 키우는 어미 물까치에이모 삼촌 언니 오빠 물까치모두 한 마음 신접살림이라도 차렸다는 인사인가날렵한 물까치 두 마리 날아와흰 점 찍힌 긴 꼬리 장단 맞춰까딱인다 한 마당에 삼대 사대 가난하게복닥여도 사람 사는 맛나던들에 나간 엄마 대신 형 누나들이어린 것 먹여 업고 재우던그때 판자 집 단간 월세 방 얻어이불 하나 베개 두 개,식기 두 개, 수저 두 모…단촐한 신접살림 그때 저 물까치 같던 시절아련하게 얹혀온다 ♧ 숨 1 – 여연 아침 햇살에 번지는 나무의 입김새벽잠에서 깨어난 풀잎의 미소 안개는 산을 감싸고이슬은 풀잎에 맺혀 흔들린다 바람은 들판을 .. 2026. 10. 11.
김옥순 시집 '목화가 피는 집'의 시(1) ♧ 시인의 말 돌아보니내 삶의 길목마다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그리움도 사랑도시가 되어 이 작은 책에머물렀습니다 『목화가 피는 집』은 내가 살아온 집이며내 마음의 집입니다 이 작은 집에 잠시 머물며당신의 마음에도꽃 한 송이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늦게 피어난 목화처럼나의 시도 이제야 피어납니다 ♧ 돋보기 노안은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서로의 삶을더 선명하게 읽어주는 다섯 자매 나는 막대라는 돋보기 ♧ 차롱에 시께떡 "시께집 아이 독헌다“먹거리 귀하던 시절동네 잔칫날 같던 시께 눈 맵고 콧물 삼키면서도그 수고로움은알 바가 아니었다 동네 삼춘덜 집 집마다차롱에 떡 담아 돌리던 넉넉한 인심 떡보다 먼저 오가던 것은배부름이 아니라사람의 정이었다 ♧ 삶의 충전소 가족이다 내 평생 다 살아도갚을 길 없는 마음을.. 2026.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