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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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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진 디카 시집 '피어나다'의 시(2)

by 김창집1 2023. 10. 6.

 

돌의 말

 

 

 

제주에 살다 보면 알게 되지

태평양도 아프리카도 한갓

손바닥 안인 것을

바닷길도 비단길도

돌담 안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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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티라노사우르스

 

 

 

 

아직 곶자왈은 백악기

붉은 눈을 한 공룡 툭 튀어나와

코로나 바이러스 흡입하고

다시 절멸의 백악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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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짓

 

 

 

기워도 기워도 기웠던 부분에서

꼭 터진다

메워도 메워도 메웠던 구멍에서

꼭 바람 든다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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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꽃

 

 

 

 

딸아 잊지 마

 

탐라는 뿌리

제주는 줄기

나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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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이념

 

 

 

 

새들이 저희들끼리 토로하다

대나무가 내어 준

확 트인 가을 하늘로 날아갔다

새 떠난 자리 돌똥으로 새겨진 비
그들의 푸른 사상

 

 

 

            *양순진 디카 시집 피어나다(책과나무, 2023)에서

           *사진은 책의 것을 베낀 것이어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양하(김창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