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새책 : 제주작가회의 엮음 '서러울수록 그리울수록 붉어지는'

by 김창집1 2023. 9. 13.

 

 

제주43 75주년 추념시집

 

  한국전쟁으로 인한 휴전 70년을 맞는 해,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열렸던 제2043평화공원 시화전이 끝나고,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 43시화전의 테마시를 한데 엮은 시집 서러울수록 그리울수록 붉어지는.

 

  ‘제주주정공장 옛터43당시 민간인 수용소로 해방 전후, 제주주정공장(1934년 설립)은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를 원료로 주정을 생산하는 산업시설이었다. 이곳은 43 당시 민간인 수용소로 이용됐다. 특히, 1943년 봄에는 피난 입산했다 귀순공작으로 내려온 사람들이 대거 수용됐다.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수용환경으로 수용자들은 많은 고초를 겪었다.

 

  이곳에 수용됐던 청장년층 대부분은 재판 후 타지방 형무소로 이송됐고, 이들 중 다수는 한국전쟁 직후 집단학살 됐다. 또한 예비검속 되었다가 이곳에 수용되었던 많은 사람들도 수장(水葬)되거나 정뜨르비행장(현 제주국제공항)에서 학살되었다. (전시사진 내용에서)

 

  이번에 제주작가회의에서는 두 시화전에 전시된 시들을 모아 하나로 엮어 서러울수록 그리울수록 붉어지는이라는 시집으로 내었다. ‘한그루에서 2023825일 펴냈고, 비매품이다.

 

 

 

 

억장이 무너지다 강덕환

 

 

43평화공원 위패봉안소에 봉안된

희생자 위패 숫자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지지 않고 배기랴

하물며 이름 석 자 호명하지 못한

무명제위까지 새겨 넣는다면

기절해야 마땅할 터이지만

 

각명비에서 김의봉이 지워지고

어쭙잖은 녀석의

‘43은 김일성의 지시한 마디에

도로아미타불

역사는 되돌려질 수도 있다는 것을

억장지성億丈之城이 한낱 물거품인 것을

 

 

 

 

주정공장에서 - 김경훈

 

 

   -주정공장에서 군인들은 임신부였던 어머니를 눕혀 놓고 배 위에 나무 널판을 깔아 널뛰기를 했다

 

   아부 그라이브나 죽음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조차 미처 생각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방법이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가 알았더라면 쌍수 들고 환영했을 기상천외한 수법이다 고문은 그들에게 있어 기술이고 또한 유희였지만,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고문을 당하는 자나 고문을 자행하는 자나 더더욱 그것을 교사한 자들은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태어난 아들은 50여 년 후 주정공장 진혼제의 사회를 맡았다

 

 

                      *제주작가회의 엮음 '서러울수록 그리울수록 붉어지는'에서

 

*주정공장 역사관 기념상징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