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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혜향문학' 2023 하반기호의 시(5)

by 김창집1 2024. 2. 25.

 

 

연꽃 1 정예실

 

 

처염상정(處染常淨)의 꽃

연화좌(蓮花座)에 받친 임의 자취

연꽃대 올릴 때

꽃과 씨방 함께 올라온 연대(蓮臺)

그 광경

두 눈으로 보면서

무한 자비도 생각했고

아침이슬까지도 거부하는 몸짓

세상사 인연 일순간 다 밝혔네

진구렁에 살아도

고고한 꽃을 내었으니

천상의 이름이어라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잠청(潛聽)의 덕

연꽃에 이는 여름햇살을 받아들였다

 

 

 

 

동백꽃 강상돈

 

 

이제는 낙법도 배워야 사는 세상

팔짱낀 나무 사이 무릎 꿇는 꽃송이들

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침묵으로 시위한다

 

바람소리 온 섬을 휘젓고 가더라도

찰나의 순간마다 목숨 줄 떨어져도

짓 붉게 물드는 노을

쉬 눈감지 못하네

 

지난날의 일들은 잊어야 하는 법

흥건한 꽃물들이 눈앞에 밟히는데

슬픔을 참았던 동백

가슴 가득 피고 있다

 

 

 

 

제주갈옷 김대봉

 

 

매미

목울대소리

 

징징 감긴

여름 한낮

 

팥감낭

풋감 물먹은

무명천 바지적삼이

 

토속 물 다들었구나,

황토색 제주갈옷

 

 

               *해향문학회 간 혜향문학2023 하반기(통권제21)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