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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동백문학회 세 번째 작품집 '冬柏'의 시조(5)

by 김창집1 2024. 2. 27.

 

 

노가리의 노가리 - 김영란

 

 

  돈 없고 빽 없응께 이름이나 있었간디

 

  무명의 하세월 눈물 콧물 짰었지라 생태 동태 지들 맘대로 춘태 추태 부리다가 망태 조태 것도 모질라 짝태 먹태 되는 냥 불러보다 좋아지면 지화자 계급상승 황태로 신분세탁 코다리로 유명세 좀 탔지라

 

  툭하면 노가리 깐다고 두들겨 패지나 말지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에서

 

욕의 사회학 - 김진숙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조선의 여자 있었네

 

병자호란 삼배구고두레 그 치욕도 모자라

 

두만강 압록강 건너 끌려간 길이 있었네

 

환향녀, 화냥년 덧씌워진 화냥기까지

 

세상은 욕으로 남아 죽지 못한 죄를 묻고

 

돌아와 당산나무에 함께 울던 냇물 소리

 

홍제천에 몸 씻으면 과거를 묻지 않겠다

 

혼자 피다 혼자 지다 열녀문 먼발치에

 

아무도 지켜주지 못한, 돌아온 사람 있었네

 

 

 

 

황근꽃 - 이애자

 

 

보리밥

닥 닥 말아

겨를 없이

살아

 

얕게 퍼진

분 냄새

너무 좋아

흠 흠 흠

 

어머니

피었다지는

절간 가던

반나절

 

 

 

          *동백문학회 간 冬柏(이천이십삼년 세 번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