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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애월문학' 2024 제15의 시조(7)

by 김창집1 2025. 1. 8.

 

 

한라산 치유의 숲 김윤숙

 

 

오래도록 편백나무 숲 바람 몰고 오는 이

 

등짐 가득 부리는 어느 별 어는 비밀을,

 

평상은 놓지 않는 이승 서로 섞는 찌든 땀내

 

 


 

파쇄 문순자

 

 

전정 끝난 감귤밭에 위풍당당 점령군처럼

 

귀먹먹 파쇄기 소리 봄날을 관통한다

 

타타탓 타타탓탓탓 네 탓이다 지목하듯

 

 


 

그리움은 빗물처럼 장승심

 

 

마른 땅 한두 방울

적시기 시작한 비

 

어느새 뜨락 꽃들

잎새 위로 모이더니

 

수굿이

품었던 속내

말이 없이 떨구네

 

그리움이 이렇더라

나 모르게 스미더라

 

처음엔 몰랐는데,

바람처럼 스쳤는데

 

다가와

눌러앉더라

날이 가면 갈수록

 

 


 

11월의 숲 장영춘

 

 

어느새 텅 비워낸 어리목 산정길엔

치열했던 시간을 하나둘 지워가며

휑하니 나무 밑둥에 햇살 한 줌 비취는

 

낙엽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내려놓는 거다

바람 속 스쳐 가는 문구 하나 떠올리며

예전에 닫아걸었던 움켜쥔 손 펴보네

   

 

                     *애월문학회 간 涯月文學2024(1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