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고,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정작 설을 쇠지 않으니,
새해를 맞은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더구나
작년 말에 뜬금없는 ‘계엄’ 사태로
답답하고 지루한 나날을 보내는 나머지
언제면 이 난리가 끝나 새로운 날이 올까?
새로운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하면서 지워버렸으면 하는 날들이 흘렀습니다.
올해는 그 생각하기도 싫은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있은 지
120년이 되는 을사년(乙巳年)입니다.
푸른 뱀의 해라 하지만
역시 뱀은 가까이 하기 꺼리는 동물입니다.
하지만 좋고 나쁘고 같이 살아야 할 운명인가 봅니다.
그래 을사년(乙巳年) 설날 아침에
지난 1년 동안 이 방에 열심히 드나드는 분들께
세배를 드립니다.
‘올해도 건강하셔서, 계획한 일 다 이루소서.’
♧ 설날 아침에 -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 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우리 설날은 - 정심 김덕성
우리 설날은
뭐니 뭐니 해도 가족 사랑의 날
흩어졌던 가족이 모여
감사와 효심으로 부모께 세배올리고
부모는 자식에게 축복하는
사랑의 꽃이 피는 날
한 상에 둘러 앉아
음식 먹으며 정을 나누면서
자식은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부모는 자식에게 사랑 베풀고
형제는 서로 웃음꽃 피우는
훈훈한 사랑이 흐른다
설날은
사랑과 감사를 나누는 우리 가정
뜨겁게 달군 가족 사랑으로
따뜻하게 추위를 녹이는
우리의 설날인 것을
설에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설날 되세요.
* 뱀해여서 뱀을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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