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야기8 구좌읍 평대리 '감수굴 밭담길' □ 천년의 숲 비자림과 당근마을 평대리 버스에서 평대리사무소 앞에 내렸을 때, 마을소개 안내판에는 ‘비자림과 당근’을 내세워 마을 자랑이 대단하다. 사무소 울타리에는 농악대들이 신나게 꽹과리를 두드리며 ‘평대 최고 당근’을 선전하는 그림이 도드라진다. 평대리(坪岱里)는 구좌읍의 중간쯤에 자리 잡은 마을인데, 마을 경계는 비자림 너머 돝오름 중간까지 걸쳐 있어 비자림로(1112)를 뼈대로 위아래로 길쭉한 모양이다. 평대리는 원래 ‘평평하고 너른 땅’이라고 해서 제주말로 ‘벵디’라 불러 왔으며, 마을은 동동인 ‘갯머리’, 중동인 ‘감수굴’, 서동인 ‘대수굴’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졌다. 요즘 관광시대를 맞아 남쪽의 비자림, 북쪽의 쉰모살해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고 자랑이다. □ 감수굴 가까.. 2023. 10. 27.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 밭담길' □ 흑룡만리, 제주밭담 흑룡만리(黑龍萬里). 제주밭담을 쌓아놓은 모습이 굽이굽이 검은 용이 꿈틀거리는 것 같다는 데서 생긴 말이다. 물론 중국의 만리장성(萬里長城)을 빗댄 표현이지만, 밭담 길이를 모두 합치면 만리장성을 넘어 약 2만 2000km에 이른다고 한다. 제주밭담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해서 2013년 국가중요농어업유산으로 지정했고, 이듬해인 2014년에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가 선정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되었다. 그러고 보면, 제주밭담은 1천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선인들의 노력으로 한 덩이 한 덩이 손으로 쌓아올린 농업유산이다. 화산대지를 일구어 농사를 짓는 동안 나온 돌을 모아 쌓기 시작한 밭담은 바람을 걸러내고 토양유실과 우마의 침입을 막고, .. 2023. 10. 2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