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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의 시(1)

by 김창집1 2023. 11. 2.

 

 

시인의 말

 

 

,

살아서

내가

시집을

일곱 권이나

내다니!

 

 

               2023년 가을

                        나기철

 

 

 

 

목소리

 

 

건너오는

투명한 듯

 

사각사각

나뭇가지

 

담록빛

 

물방울

굴러가는

 

 

 

 

백야白夜

 

 

잠깐

어두워지다가

 

이른 세 시

훤합니다

 

나머지 밤은

어디 갔습니까

 

당신께 바쳐진

하얀 밤은

 

 

 

 

장마 전

 

 

이제 곧

이파리 매운 물이

터져

흐르겠지

 

피어난 수국도

젖어 흩어지겠지

 

내 향한

내 마음

늘 이만하면

 

 

 

 

 

 

천해天海

 

 

거기 너를 두고

 

바이칼에 와

절벽 위에서

구름 가려진

피안을 본다

 

입에 악기를 문

여인이 왔다 가고

바다새

돌다가 갔다

 

문득

물을 가르며

작은 배

지나간 곳

 

수많은

오선지 결들이

소리를 내며

한참 있다가

사라졌다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서정시학, 202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