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3 행불인 묘역에서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아악
메시깨라, 어떠난 정 외염신고?
까아아악 까아아악 까아아악 까아아악
무사 고를 말 시냐? 말을 고르라게 말을
까왁까왁까아왁 까왁까왁까아왁 까왁까왁까아왁
아이고 목 다 쉬어 부켜게 까옥까옥만 말앙
곧고 싶은 냥 고르라보저게 원
까아아옥 까아아옥 까아아옥 까아아옥
첨, 이런 곱곱도 시카

♧ 네 살짜리가 뭘 안다고……
-김성주
오도롱 주재소였다
얘야, 착하지? 산에서 있었던 일, 다 말해보라, 어른들이 뭘 했는지 아네? 뭐라 말했는지, 생각나네? 아는 거이, 생각나는 거이, 다 말해보라,
고럼 , 사당 주가서
오도롱 폭당 아래였던가
허이고, 착하지이? 산에서 배운 노래, 불러보라, 원수와 더불어, 알아? 날아가는 까마귀야, 생각나멘? 아는 냥, 생각나는 냥, 한번 불러 보젠?
게믄, 사탕 주커메

♧ 작은외삼촌
-강실
1
작은외삼촌은
무릎까지 오는 말가죽 장화 신고 마을에 오셨다
상덕거리 기와집에서 요기하고
불미쟁이 불러다 쇠스랑 녹여 칼 만들 때
나는 옆에서 물 부름씨를 했다
2
시신은 아주 고왔다
관자놀이 총알 한 방도 그랬다
3
목 잘린 숟가락 가슴에 꽂고
관덕정 앞 나무 십자가에 그가 돌아왔다
4
길 가던 사람들 걸음 멈추고 모두 두 손 모았다

♧ 군문 열림
도령마루 해원상생굿에서였다
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이
붉은색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날국 섬기고 군문 여는데
너무 늦었나, 열어도 열어도 열리지 않아
4․3평화재단에서 제주로 올린 됫술 꺼내 한손에 들고
왕강징강 왕강징강 감장 돌다
소당밭 굴헝더레 있는 힘껏 매다치고
산판 던져 점괘 보니
그제서야 살그랑 군문이 열려
칭원헌 도령마루 원혼들 군병 거느리고 어슬렁어슬렁
쓴 소주에 게알 안주
모처럼 대접 받고 저승 상마을 들어갔다
칠십 년만의 일이다

♧ 죽은 혼사
혼례 한 달 앞두고 샛아버진 샛어머니 되실 분이영 같은 날 잡혀갔수다 샛아버진 대구형무소에서 폐렴으로 돌아가셨는데, 위독하다는 전갈 받고 할아버진 안부편지 보내면서 치료비도 보탰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반송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통지서가 왔덴 헙디다 결국 할아버진 아들의 수습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고
샛어머니 되실 분은 경찰에 잡혀간 후 연락이 끊겼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전주형무소에서 복역하다 전쟁 나고 행방불명 되었젠 헙디다
이승에서 못 다한 인연 저승에서라도 이어가라고 사혼식 올려 드려십주
* 김수열 시집 『날혼』 (삶창시선, 202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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