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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월간 '우리詩' 7월호의 시(1)와 설산

by 김창집1 2025. 7. 16.

 

 

목간本簡 - 김만수

 

 

이슬처럼 머물다

먼 강물 소리에 묻어가는

그대를 따라갑니다

사랑은

아슬한 굽이마다 내걸린

희미한 등롱이었지요

그대 사랑하는 저녁을

여기

마디마디 새겨 보냅니다

청댓잎 새순으로

다시 피어오르시어

푸른 마디마디 매단

눈물방울을

보십시오

 

 


 

찔레꽃 여연

 

 

흙 내음 속에서 피어났다

하안 꽃잎 사이로

어린 달빛이 스며든다

 

한 송이 두 송이

바람에 흔들리며

숲속 작은 별처럼

고개 숙이는 꽃잎들

 

가시 돋친 줄기

차가운 이슬을 안고

그렁그렁한 향기로

마음을 끌어당긴다

 

밤이 깊어도

그 자리에 서 있는

찔레꽃, 아무도 모르게

그림자를 보듬어 안는다

너의 외로움은 순전히 가시 때문

 

어떤 이의 마음을 가시로 찌르지 말아요

 

찔레꽃 향기 부푸는 허공

떠 가는 구름 바라보며

나는 졸음에 겨워

눈을 감는다

 

 


 

물총새 윤순호

 

 

여름 문턱을 넘는 버드나무에서

날랜 눈초리가, 갸우뚱

물보라 흩어지는 웅덩이를 훑고 있다

순식간

파닥거리는 은빛 몸부림을 낚아채

미루나무 언덕으로 쏜살같다

소리 먼저 익힌 새끼에게

눈까지 맞추려면 서둘러야 한다

벼랑을 택한 등지엔

눈뜨는 것도 버거운 벌거숭이들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보채는 법부터 터득했다

턱 괴고 바짝 엎드린 식탐은

바람만 스쳐도 오뚜기가 된다

낌새에 노랗게 찢어지는 주둥이들

한바탕 아우성이 굴속을 메운다

 

탈피가 힘이 드는지

매미는 미루나무에도 아직 기별이 없다

 

 


 

첫닭이 우네 정세훈

 

 

어둠이 세상을 잠재웠네

 

아득한 어둠의 자장가에

세상은

세상모르고 잠들었네

 

등을 돌려

눈물짓던 나의 시

등불에

울던 나의 시도

 

함께 잠들고

 

밤을 세운

새벽이 시를 쓰네

 

첫닭이 우네

 

 


 

꽃샘바람 윤대근

 

 

우리 마을 꽃띠 진달래 아씨

 

남모를 그리움에 창문 열다가

 

수다쟁이 심술 할미 기척에 놀라

 

붉힌 얼굴 황급히 가슴 닫는다

 

 

                                                  * 월간 우리7월호(통권 제445)에서

                                                                 *사진 : 시원한 설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