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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문순자 시조집 '가끔 섬으로 돌아가 울고 싶을 때가 있다'(완)

by 김창집1 2025. 10. 21.

 

 

분홍쥐꼬리새

 

 

어제는 하늘 공원

오늘은 43공원

 

비행기로 날아 봐도

허공은 허공일 뿐

 

저 분홍

꼬리를 물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까짓것

 

 

ᄇᆞ롬*도 ᄇᆞ롬도 무슨 ᄇᆞ롬산디사

두령청 두령청ᄒᆞ게 뒈싸지는 미친 바당

요 며칠 들었다 놨다 온섬이 들락퀸다

 

승천 못한 이무기 마지막 몸부림처럼

흰 모살 검은 모살 뒤엉키는 이호해수욕장

까짓것 맨발걷기는 이럴 때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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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제주어

 

 



2월 장마

 

 

ᄒᆞᆫᄃᆞᆯ 내내 비비비 니치름 질질ᄒᆞ명*

 

곤ᄊᆞᆯ 나젠 헴신디** 비 청하는 손자 녀석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고작 이를 햇살 몇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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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 내내 비비비 침을 질질 흘리며'의 제주어

** ‘유치(곤쌀) 나려 하는지제주어

 

 



흰진범

 

 

추분이 코앞이라 저들도 다급했나

갓 피어난 꽃송이가 학처럼 목이 길다

세 마리?

건들면 훨훨

날아오를 기세다

 

저렇게 저릿한데 어떻게 시월 당겼나

뱃고동 소리에도 그리움이 출렁이는

삼학도

전설에 기대

가을 안부를 건넨다

 

 



ᄌᆞᆸ작뼛국

 

 

ᄌᆞᆸ작뻬란 말 ᄉᆞ곱엔 우리 아방 곱안 싯다

맹질 ᄉᆞ시만 뒈민 모다들엉 돗추렴ᄒᆞ던

엄쟁이 돌염전 앞피 사름덜 모다든다

 

앞다린 동알녘집 뒷다린 춘희삼춘

숭은 상길이네 목도래긴 우녘집 삼춘

갈리광 ᄌᆞᆸ작뻬는 느량

도감ᄒᆞ는 우리 적시

 

도치로 닥닥 ᄆᆞᆺ상 말치솟디 푹 ᄉᆞᆱ아놩

놈삐영 패마농 ᄒᆞ썰 제우 그것 뿐인디

온 동네 베지근ᄒᆞᆫ 내음살

입소곱은 니치름만 질질

 

 



양하꽃

 

 

한 보름 가을장마에 저들도 고단했나

반짝 햇살에도 몸 말리러 나왔는지

오름길 양하자생지

쇠똥처럼 똬리 튼

 

인기척에 놀랐나 날름대는 혓바닥

두 갈래 혓바닥이 양하꽃을 닮았다

벌초철 빛을 등지고

젖 물리듯 피는 꽃

 

남들은 꽃피기 전 캐먹어야 한다지만

피어꽜자 단 하룬데 그게 무슨 대수랴

스르르 어린 꽃뱀이

새 길을 트고 있다

 

 

 

 *문순자 시조집 가끔 섬으로 돌아가 울고 싶을 때가 있다(작가,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