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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섬 시집 '오막오막'의 시(10)

by 김창집1 2026. 5. 22.

 

♧ 생선국

 

제주에서 생선이렌 ᄒᆞ민 그건 옥돔을 ᄀᆞᆮ는 소리여

맛좋고 귀ᄒᆞ연 젯상에 올리는 대표 생선이난

경 데접을 받는 거주

 

소들소들 ᄆᆞᆯ리왓당 구워도 맛싯주마는

삼춘들은 생선국을 좋아ᄒᆞᆫ다

메역도 좋주마는 돌코롬ᄒᆞᆫ 저슬 ᄂᆞᆷ삐 놩 끌려사

췌고로 맛좋주

 

어떵ᄒᆞ당 ᄃᆞᆫ직ᄒᆞᆫ 당일바리 만나지민

아멩 빗나도 어가라 제숙으로 사놓으난

제삿집 생선국이 젤로 맛좋아

게난 파제ᄒᆞ영 음복ᄒᆞ멍 밥은 말덴ᄒᆞ여도

생선국은 너나엇이 받앙 아진다

 

두 사발 못 먹는 멜베설 어멍이

생선국 두 사발 먹는 거 보멍

우리 아이덜 놀레 자빠지주

 

 

 

♣ 생선국

 

제주에서 생선이라고 하면 그건 옥돔을 일컫는 말이야

맛좋고 귀해 제사상에 올리는 대표 생선이니

그런 대접을 받는 거지

 

꾸덕꾸덕 말렸다 구워도 맛있지만

어르신들은 생선국을 좋아해

미역도 좋지만 달큰한 겨울 무 넣고 끓여야

최고로 맛있지

 

어쩌다 묵직한 당일 생선 만나지면

아무리 비싸도 제때 제숙으로 사놔두니

제삿집 생선국이 제일 맛있어

그러니 파제해 음복하면서 밥은 사양해도

생선국은 너나없이 받아 앉는다

 

두 그릇 못 먹는 멸치배 엄마가

생선국 두 그릇 먹는 거 보며

우리 아이들 놀라 자빠지지

 

 



♧ ᄆᆞᆷ국

 

그 벌겅ᄒᆞᆫ 손

실립단 버쳔 칭칭 곳아가는 손으로

박박 문질르곡 헤웁곡

ᄆᆞᆯ강ᄒᆞᆫ 물이 나올 때ᄁᆞ지 ᄆᆞᆷ을 ᄈᆞᆯ고 ᄈᆞᆯ아사

먹어지는 중 알암신가

 

바당 소곱에 들엉 숨 ᄎᆞᆷ으멍 ᄌᆞ물앙

멧날 메칠을 ᄆᆞᆯ리명 장만ᄒᆞ여 두어사

먹어지는 중 알암신가

 

가문찬치 전날 도세기 ᄉᆞᆱ는 날은

ᄆᆞᆷ국을 끌려사 동네잔치가 뒈어시난

 

ᄉᆞ나이덜은 가마솟 욮의 부떵

ᄆᆞᆷ국 몸냥 먹으멍 술도 몸냥 먹엉

버친 ᄆᆞᆷ 망시리 등심 졍 날른 게 나여

ᄀᆞᆯ아가명 거드럭거드럭ᄒᆞ멍 벌겅ᄒᆞ게 웃으멍

 

 

 

♣ 모자반국

 

그 벌건 손

시리다 못해 칭칭 얼어가는 손으로

박박 문지르고 헹구고

말간 물이 나올 때까지 모자반을 빨고 빨아야

먹이지는 줄 알고나 있나

 

바다 속에 들어 숨 참으며 채취해서

몇날 며칠을 말리며 마련해 두어야

먹어지는 줄 알고나 있나

 

가문잔치 전날 돼지 삶는 날은

모자반국을 끓여야 동네잔치가 되었으니

 

남자들은 가마솥 옆에 붙어

모자반국 맘껏 먹으며 술도 맘껏 먹어

무거운 모자반 망사리 등짐 져 나른 게 나야

지껄이며 으스대며 벌겋게 웃으며

 

 

 

♧ ᄂᆞ물 뒌장국

 

메르치 멧 개 놓곡

우리 집 풀엉 끌린 물에

우영팟듸 ᄂᆞ물 ᄐᆞᆮ아당

손으로 모지려 놓앙 끌리민 웬장국이주

ᄂᆞᆷ삐 이실 땐 ᄂᆞᆷ삐도 ᄒᆞ썰 썰어놓곡

 

나 국에 메르치라도 ᄒᆞ나 들민

궤기 든 거추룩 지꺼지곡

매날 먹엉 눼어신가 ᄒᆞ당도

베 꿀꿀 아픈 날은 이거 ᄆᆞᆫ저 튼내지곡

객지에서 석석ᄒᆞᆫ 날은 무사 경 기리운디사

 

아이덜 집의 오켄 연락ᄒᆞ멍도

어멍 뒌장국부터 ᄎᆞᆽ으난

 

 

 

♣ 배추 된장국

 

멸치 몇 개 넣고

우리 집 된장 풀어 끓인 물에

텃밭에 배추 뜯어다

손으로 무지러 넣어 끓이면 된장국이지

무 있을 땐 무도 약간 썰어놓고

 

내 국에 멸치라도 하나 있으면

고기 든 거처럼 기쁘고

매 일 먹어 싫증났나 하다가도

배 꿀꿀 아픈 날은 이거 먼저 생각나고

객지에서 허전한 날은 어찌 그리 그리운지

 

아이들 집에 온다고 연락하면서도

엄마 된장국부터 찾으니

 

 

*김섬 지음 제주어시집 『오막 오막』 (한그루, 2026)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