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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의 시(완)

by 김창집1 2023. 12. 26.

 

 

메테오라

 

 

  엄지손가락 끝에 묻은 밥풀떼기 같이 바위산 끝에 앉은 성 니콜라오스 수도원 끓는 밥물 찾아온 제비꽃!

 

 

 

 

이슬람

 

 

이 식당들

맛이 없다

 

아야 소피아,

블루 모스크

옛 사원 근처

 

술 한 잔 없다

 

양념하고

한잔하며

 

종교 없이도

 

 

 

 

번갈아

 

 

노천 족욕 온천

몇 십 분 해도

갑자기 온 신경통

여전하다

 

바로 위

히에라 도시국가

귀족들 커다란 목욕탕

만 이천 명

원형경기장

 

아래

오순도순

마을들

 

발 담그고

위아래 번갈아 본다

 

 

 

 

에게1

 

 

  풍력 발전기 팔랑개비에 날려 유도화 분홍 잎새들 암록색 에게 바다로 떨어지는 유월 오후 에페소로 보낸 그의 편지가 젖는다 애걔, 애걔,

 

 

 

 

에게2

 

 

터키 그리스

주황색

지붕

 

그 색

올리브 냄새,

토마토 맛

유도화 그늘

 

아크로폴리스

언덕 아래도

에게

곁에도

 

어딜 가도

그 색으로

누워 있는 개

 

피 멀리 가버린,

 

 

 

 

비둘기 골짜기 옆

 

 

파는 구슬 묵주 알

보다

더 푸른

 

아낙의 눈

 

깎아 달라니

잠시 짓는

미소

 

비둘기 솟는다

 

 

 

               *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서정시학, 202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