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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월간 '우리詩' 5월호의 시(2)

by 김창집1 2025. 5. 22.

 

 

삶은 밥이다 이화인

 

 

삶은 밥이다

사는 일이 밥 한 그릇 구하는 일

 

평생 밥 한 그릇 애써 걸식하기 위하여

너덜너덜 너덜겅 길

서릿발 지는 험한 길을 가는 일이다

 

호젓한 오솔길을 가고

위태위태 쪽다리를 건너는 일이다

 

사는 일이

먼 훗날, 그날이 오면

내 밥 다 먹고 돌아가는 일이다

 

밥 한 그릇 허술히 생각 마시라

남이 지은 눈물 밥에 눈독 들이지 마시라

 

 


 

목련화 임영희

 

 

앙상한 뼈마디마다

 

솜사탕인 듯

샛별구름인 듯

 

잔뜩

웅크리고 앉아 있더니

 

저기 좀 봐

 

수억 마리 학이 되어

훨훨 날아가네

 

 


 

너 때문에 외롭진 않았다 - 임승진

 

 

울 강아지와

함께 산 지 어언 12

이사를 떠난 마을의 빈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 데리고 왔을 때

잇몸 허물어지고 탈모도 심해

얼마 못 살 줄 알았다

 

시골로 내려와

새로 맺어진 식구로 사는 동안

건강 되찾으면서 애교도 부리고

늘 곁에 있으면서 지켜 주더니

논둑길 따라 동네 한 바퀴

산책하는 시간이 얼마나 든든하던지...

 

겨울 들녘 헤매던

배고픈 떠돌이가 집으로 들어와

예쁜 식구 하나 더 늘었지만

먹이와 잠자리를 친구에게

순순히 양보해 주는 착한 심성에

사랑과 자비 또한 배우게 되었다

 

같이 늙어 가는 모습

맑은 눈 속에 비춰보면서

말은 못해도 서로 느껴지던

마음 나누며 외로움도 잊었는데

언제일지 모를 때 이른 눈물에

가슴 밑바닥까지 뜨거워진다

 

 


 

3이학균

 

 

겨울은

웅크린 그리움의 시간이었다

 

그대를 보고

나를 보는

 

봄을 품고

순백의 발자국으로 걸어온,

 

사진으로 기별 오는

봄빛에 눈물겨워

 

꽃이 피는 양지에

몸은 푼

 

핼쑥한 겨울은

파르르한 그리움 되었다.

 

 


 

첫사랑 이수미

 

 

오랜 친구를 만나러

미아사거리 가는 길

 

라일락 나무 두 그루가

이마를 맞대고 서 있다

 

내 몸을 통째로 뒤흔드는

알싸한 꽃 냄새

 

야릇한 감정에 나도 몰래

가슴이 방망이 친다

 

그가 벌써 와서

연보랏빛 내음을

흘린 것일까

 

 

                      * 월간 우리20254월호(통권 제44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