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녘
해 떨어지기 전에
최선을 다해 갈무리하는 시간
수고했어 오늘도
고마웠다고 말해 주고 싶은
너에게 안부를 묻다

*어느 토요일 오후 2
선이 아름답고 선율이
아름다운 마음과 마음으로 정이
이어지는 토요일 오후
튕겨오는 기타의 선율은
우리들 마음에 시향을 부른다

*현충원
나팔소리에
나 여기까지 왔네
영령들이여, 고이 잠드소서

*역사의 뒤안길에
그녀는 말한다
그때의 증언을
나보다 더 세월 오른 낭랑한
목소리 그 뒤안길에서
나는 알았다

*순자 아버지
날씨는 삭삭 내리쬐는 둔덕
넓고 넓은 벵듸에 순자 아버지
외할머니집 기제 때 뵙던
외삼촌은 이 어디쯤이었을까
오늘 하루는 모자라
* 김항신 디카시집 '길을 묻다' (도서출판 실천, 202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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