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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종호 시집 '강나루의 대화'의 시(1)

by 김창집1 2025. 5. 30.

 

 

시인의 말

 

 

                                까마득한 길이

                            어제처럼만 같다.

                    걸음걸음 인도하신 이

                           마지막 한걸음도

                       헤이실 것을 믿는다.

 

 


  

*노을 빚기

 

 

노을이

저리 곱다 하오시니

내 노을 한 채

빚으렵니다.

 

쌓아도, 쌓아도

닿지 않는 하늘

고이고, 받치고

한 땀 한 땀 다듬어서

 

채색 옷도 곱게

내 노을 한 채

빚어드리리라 합니다.

    

 

                         2025년 봄

                               김종호

 

 


 

벽 앞에서

 

 

소리치는 벽 앞에서

고요할 때

벽은 벽이 아니었다

 

어둠의 캄캄한 속에서

눈을 감고 바라보니

절망은 종다리의 알을 품고 있었다

 

성은 무너지고

새들은 날아가고

바라볼 하늘이 없을 때

 

울부짖는 자여,

강고한 너를

허물 수 있다면

 

무덤으로 걸어 들어가서

생명의 길을 여신 예수

절대 사랑을 만나게 되리니

 

 

 

 

여섯 개의 벽 1

 

 

육면의 독방에

누워서, 너는

영원한 수인

 

천장만은

유일한 해방구

그리움으로 날아가서

네 사랑 손잡고 울다가

새벽이 되어 돌아온다

 

네 감옥에

사면(赦免)의 문이 있다

 

열면 열리고

열지 않으면

그 문은 견고하다

 

 


 

7의 벽

 

 

오늘도

바위를 굴리는 자여

 

네 바위는

무의미인가

반항인가

 

7의 벽

원죄에 매인 자여

 

부조리와 불안을

떠도는 디아스포라여

 

바위를 굴려라

네 안의

사면의 바다로

 

 


 

투명한 벽 2

 

 

모든 사이에는

허공이 있다

 

아름다운 노래로 날아가서

젖어서 돌아오는 슬픈 새

 

등을 대고 앉아

심장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외롭다

사랑, 이 아픈 역설

 

마트에서 1+1을 얼른 집어 들고

고요한 시간에 얼굴을 붉힌다

근엄하게 감추어야 하는

나는 외롭다

자기배반, 이 슬픈 역설

 

너와 나 사이

흐르지 않는

허공이 있다

 

 

                   *김종호 시집 강나루의 대화(푸른 생각,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