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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한희정 시조집 '립스틱 지우는 저녁'의 시조(1)

by 김창집1 2025. 7. 20.

 

 

시인의 말

 

 

보고, 듣고, 느끼고, 사유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은 건

정신적 질량이 부족한 탓이려니.

 

기꺼이

가없는

아름다운 최선을 향해

다시 빈 마음이고 싶다.

 

 

                               20256

                                       한희정

 

 


 

질경이

 

 

잡초로 살았어도 이름값은 하며 산다

 

분수껏 산다지만 희망은 늘 꿈틀거려

 

대물린 간절함이야 모른 척 밟지 마라

 

 


 

벚꽃 만다라

 

 

우주가 슬어놓은

저 개구리 알 좀 봐

 

요 며칠 얼싸안고

단단히 매달려 있어

 

눈물 톡, 살랑 바람에

또 슬쩍 하루가 가

 

뒷다리 빠지는 날은

조금은 아프겠지

 

삶이란 깨달음이야

출가를 꿈꾸지

 

꽃잎들 맞장구치네

파안대소 박수쳐

 

 


 

키오스크 식당

 

 

우연히 만난 첫사랑처럼 가슴 콩닥거렸지

쿨한 척 태연한 척 머뭇머뭇 다가갔지

신개념

한 끼니를 위해

떨리는 손 내밀었어

 

터치 터치 건드려도 통하지가 않나 봐

먹히지 않는 낌새에 다시 얼굴 붉어졌어

그래도

당당해야지

다시 또 유턴이다

 

웅이진 손가락으로 실수 연발하더라도

이 순간 진심을 다해 나도 널 알아야지

옳거니

비빔밥 톡톡

장바구니에 넣었다

 

 


 

관계의 역류

 

 

마냥 받아주던 배수구가 막혔어

 

당연한 줄 알았어 내리사랑처럼 말이야

 

한 번도 거부한 적 없어 한계인 줄 몰랐어

 

흐르다 멈추는 곳엔 이유가 꼭 있었어

 

녹이 슨 기관지에 소통 못한 말들이

 

한 모금 되려 내뱉는 속울음이 힘겨워

 

 

             *한희정 시조집 립스틱 지우는 저녁(목언예원,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