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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월간 '우리詩' 7월호의 시(완)

by 김창집1 2025. 8. 2.

 

 

호시탐탐虎視眈眈 - 정형무

 

 

오랜만에 물가 온 기념으로

서블 잠기게 한 보희寶姬처럼

시원하게 볼일을 보시는데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때마침 대가리 빼꼼 내민 자라

돌팔매에 맞아

구워 먹힐 뻔 했다네

 

어긔야 어강됴리

 

저 건너 아슬한 벼랑 끝

어이하리오, 자줏빛 진달래 한 송이

 

아으 다롱디리

 

오늘밤 접신을 허락하시면, 아으

세상 꽃 모다 꺾어 바치오리다

 

어긔아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소멸의 환- 최대남

 

 

지고 있다

 

한 순간

꽃으로 피었던

인연들

 

평생을 살아도

살수록 아쉬운데

봄날만 같은데

 

저렇게 미련까지

아름답게 흩날리며

떠날 수 있을까

 

꽃잎같이 아름다운 웃음 흘리며

떠날 수 있을까

 

짧아도 아쉬움 없이

누운 저 모습

탄생보다 곱다

 

 


 

꽃 피는 밤 한상호

 

 

밤이면 피어나는

가슴 시린 별들을 보며

그대 어니 있을까

별밭을 서성이네

 

밤에도 지지 않는

돌나물 노란 꽃을 보며

그대 아닐까

빈 주머니 뒤적이네

 

그대 별이 되었나

그대 꽃이 되었나

 

내가 하늘을 보면

별은 꽃으로 핀다

 

별은 꽃으로 피는데

그대 왜 못 오시나

그대 오지 못하는 이 밤

별은 왜 꽃으로 피나

 

별이 떠도 어두운 밤하늘

꽃이 피어도 멀어진 뒷모습만

 

 


 

김정식

 

 

얼굴을

닦고

손을

닦고

몸과

팔과

다리를

닦고

수의로

갈아

입히고

가족을 보낸다

 

짧은 시간에 긴 시간을 묶는다

 

조용히

혼자

남아,

남은 자와

혼자

남은 자가

홀로

대화 한다

 

오랜 염을 한다.

 

 


 

비오리 김정원

 

 

비오리가 넘실넘실 강물을 헤엄쳐 간다

꼬리가 길게 자라 윤슬 위로 다리를 놓고

수평으로 뾰족이 치솟아 오르는 삼각산이

곧장 산자락부터 흐물흐물 허물어진다

 

삶을 완성하려고 하루하루 삶을 허무는,

충분히 수고한, 수면을 다 달린 활주로 끝에서

비오리가 가뿐히 날아간다 가장 아름다운 갈무리,

붉은 노을 꽃 흐드러지게 핀 강 건너 서쪽으로

 

 

                *월간 우리7월호(통권 제44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