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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양전형 시집 '나 다시 필 거야'의 시(1)

by 김창집1 2025. 9. 7.

 

 

시인의 말

 

 

한계를 넘지 못하고 바둥대던

내 사념의 파편들을

밖으로 내쫓는다.

추레한 내 시들이여,

거친 세상 조심히 다니시라!

 

2025년 가을, 양전형

 

 


 

봉숭아

 

 

하늘이 너에게 매달려

하늘거리는 거 좀 봐

땅바람이 너에게 붙들려

버둥거리는 거 좀 봐

 

하늘 보며 하늘천 한 송이

땅을 보며 따지 한 송이

늦여름 울담 그늘

분홍 입술 달싹이는

나직나직 너의 목소리

 

 


 

쇠별꽃

 

 

어제 잠 속 별밭에서

주머니 가득 별을 숨겼는데

 

이즈음 시들어 가는

내 얼굴을

가만가만 보던 쇠별꽃

내 주머니 속 별들

언제 훔쳐 갔는지

 

아침 햇살 마주 보며

마당 구석에 초롱초롱 띄워 놨네

 

 


 

구절초의 아침

 

 

귀뚜라미 울며

가을앓이 서걱이는 밤을 굴려 갈 때

그대를 생각하며 긴 잠에 들었더니

무더기 구절초 저렇게 피어났네

 

아침 하늘 머금고 핀

꽃송이들

내 생각이 그려낸

님의 하얀 얼굴

 

 

 

 

나비 난초

 

 

초름한 화분에

붉은 나비들 피었소

그대는 가뭇없고 봄날은 다시 오고

화경에 바짝 부풀다

동동 동동 떠 있소

 

날아도 날아봐도

날지를 못하오

접어도 접어봐도 접어지지 않소

그리운 내 맘이 저러오

불서럽게 피었소

 

                            *양전형 시집 나 다시 필 거야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