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체공휴일
사는 건 맘먹기라 손바닥 뒤집기라
손가락 까닥까닥 사모님도 부럽지 않아
적립금 할인쿠폰에 이벤트 같은 하루야

♧ 아가판서스에게
고백하지 마라
품기엔 틈이 없다
세상은 눈칫밥이야
흔들려도 당당해야지
적당히
외로움쯤은
아닌 척 해도 좋잖아

♧ 폭염
누가 가마솥에
불을 저리 지피는가
손 한번 댈 수 없네
저리 핏대 올리는데
해거름 뜸 들이는 시간도
가당찮은 저 절규!

♧ 에그타르트
더 이상 갈수 없어
그냥 거기 서 있다
고백 못한 마음까지
바삭바삭 익어가고
석양의 까로다로카
물컹 혀를 깨문다
---
*까로다로카 : 포르투갈 서부,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 끝 지점

♧ 게이사 커피를 마시며
알 듯 말 듯 미묘하게
코끝 감는 아로마 향
적도 아래 달구어진
한 생의 풍미일까
입안에 쌉쌀하게 남은
미련퉁이 사랑이야
*한희정 시조집 『립스틱 지우는 저녁』(목언예원, 2025)에서
*사진 : 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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