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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한희정 시조집 '립스틱 지우는 저녁'의 시조(5)

by 김창집1 2025. 9. 29.

 

 

재크와 콩나무

 

 

천국인줄 알았다

하늘만 보이길래

 

구름탄줄 알았다

절로 흔들리기에

 

재개발

고층 아파트

어디까지 오를까

 

 


 

소리의 귀환

 

 

한풀 꺾인 집어등 불빛

수그러드는 엔진소리

 

바다도 불경기라

늙은 아내 한숨 소리

 

사는 게 만선인거야

메아리치는 헛기침 소리

 

 


 

빈 노트 사용법

 

 

사는 건 이기적이야

채울 게 너무 많아

 

별이 총총, 물결 일렁

정리할 게 너무 많아

 

일단은 반반 나눠 봐

밑줄 긋는 수평선

 

 


 

노란 신호등

 

 

갈까 말까 따라 갔더니

신호마다 꼴찌다

 

갈까 말까 멈췄더니

일등 한번 해보네

 

반반의 선택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어리연꽃

 

 

파르르

저 여린 몸짓

세상이치 다 알아

 

채근하지 않아도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단박에

아침 해 뜨듯

불쑥 깨어 앉았어

 

 

             *한희정 시조집 립스틱 지우는 저녁(목언예원,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