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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항신 제주어 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의 시(4)

by 김창집1 2025. 12. 6.

 

 

♧ 차롱*

 

 

어머니 살던 시절

쉰다리 해먹던 시절

 

검질 품앗이 어명 ᄄᆞ랑 나사민

중ᄒᆞᆨ교 올라갈 ᄒᆞᆨ비 걱정 태산이랏주마는

느나엇이 농시허멍 수눌음 혈 때라

숙멩추룩 ᄄᆞ라가사만 ᄒᆞ는 시상이랏주

 

징심*때 가차우민 질더레 ᄒᆞᆯ긋ᄒᆞᆯ긋

차롱 속 ᄑᆞᆺ밥 ᄒᆞᆫ저 먹을 셍각 ᄒᆞᆯ긋ᄒᆞᆯ긋

시원한 쉰다리 ᄒᆞᆫ 사발 먹을 생각

口味(구미) ᄃᆞᆼ경 ᄇᆞ레던 차롱 속 ᄑᆞᆺ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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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롱 : 대바구니

*징심 : 점심

 

 



♧ 어버이날

 

 

오널은 어머니 아바지 날

ᄌᆞ식 낭 살아봐사 부미 공 안다는디

일후제 부모만 ᄒᆞᆯ ᄌᆞ식덜 싯카

 

실테주마씀, 이실꺼라양!

 

오널, 곡절 이선 산소에 오라신디

다시 어느 저르 와질티 모를

ᄀᆞᆸᄀᆞᆸᄒᆞᆫ 세월

 

일후제 나 ᄀᆞᇀ은 ᄆᆞ음 ᄌᆞ식덜 알카

 

게메양, 알텝주게!

 

 



♧ 어머니 치메

 

 

셍각 남ㅅ수다

어머니 치메 ᄈᆞᆯ렛줄에

하올하올* ᄃᆞᆯ아져 기렵던 ᄆᆞ슴

 

ᄈᆞᆯ렛줄에 ᄃᆞᆯ아진 이녁 치메 보레멍

하늘서도 노혼노혼* ᄌᆞ식덜 기리는

어머니 ᄆᆞ슴이

 

손지 오줌 훌치던 어머니 시절 딱지

 

ᄈᆞᆯ레 널멍 ᄇᆞ레곡

ᄈᆞᆯ레 걷으멍 ᄇᆞ레곡

세월 걷으멍 ᄇᆞ레던

울 어머니 월남 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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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올하올 : 너울너울.

*노혼노혼 : 하늘하늘의 옛말. 제주어.

*치메 : 치마.

 

 



♧ 부정 부르스

 

 

  어린 다섯 ᄉᆞᆯ인가 미운 일곱 ᄉᆞᆯ인가 뒈단 헤랏주이

 

  어멍이 ᄂᆞᆷ이 뒈난 깅이만 깅이만 먹어져렌 ᄒᆞ영게마는 꽝이 가베우난 도롱게추룩 ᄈᆞᆯ란 웨조케신디 ᄌᆞ동차 ᄃᆞᆯ려드런 요 노릇 봅주게 그 어린 종웰 천장 우터레 ᄃᆞᆯ아메영 이시문 철읏인 지 아방 술 입에 질엉왕 지져운 라멘을 아멩 부엣질이주마는 어린 아덜 다리터레 비와지코

 

  우리 성 이 아덜 돌앙 안 가본디 엇이 동더레 서더레 동분서주ᄒᆞ멍 어떵ᄒᆞᆫ 인연 이선 머나먼 타국 미국이렌 ᄒᆞᆫ디 그 어린 거 혼차 보내연 놔두난 심장빙도 ᄎᆞᆽ아내 줜 ᄉᆞ망일이 다리 수술ᄁᆞ장 무사ᄒᆞ게 ᄒᆞ연 오란 경헤도 그 몸으로 ᄒᆞᆨ교 잘 ᄆᆞ쳔 우리나라 대 그룹 삼성에 시염 합격도 ᄒᆞ곡 ᄒᆞ멍

 

  산전수전 적으던 청춘 세월 지아비 뒈곡 애간장 눈물이 뒈멍 이 시상 저 세월 살암시난 경헤도 금지옥엽 ᄄᆞᆯ 둘에 지어멍광 으지암지 사는 가심시린 나 조케야 시절도 ᄎᆞᆷ ᄈᆞᆯ리 감ㅅ저이

 

 



♧ 궤삼봉 ᄒᆞ는 날

 

 

우리 아바지 날 특벨ᄒᆞ게

궤삼봉 해주던 어린 시절

ᄇᆞ름에 ᄂᆞᆯ세라 테역둥이 뒐세라

머리맡엔 도끼놩 허깨비 다울리곡

양제기에 마농광 청 ᄇᆞ글ᄇᆞ글

화릿불에 녹여가민 입메 ᄍᆞᆯ른 나보다

우리성 입더레 ᄒᆞᆫ 수까락 물려가멍

어멍 눈치 보던 시절

 

아고게! 경 ᄀᆞᆯ안보난 오널 어린이날이여게

 

 

      *김항신 제주어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