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지암지 ᄒᆞ멍
시절은 늙엄신디
낫ᄉᆞᆯ도 늙엄신디
시상은 지들려주질 안ᄒᆞ연
인셍도 늙엄신디
몸뚱이도 늙엄신디
시절은 지들려주질 안ᄒᆞ난
나 설룬 애기덜아
느넨 아멩이나 의지암지 ᄒᆞ멍
살암시라 살암시민 살아질 거여

♧ 배 곯던 시절
-엿 ᄌᆞᆩ으는 날
ᄒᆞᆫ저슬 넹겨보젠
어머니 정지서 눈물 ᄌᆞᆸ지는 소리
아바지 탁베기 ᄂᆞ리는 소리
아명이나* ᄌᆞ식덜 곳불 들지말렌
아바지 질루던 ᄃᆞᆨ 들이치멍
ᄃᆞᆨ궤기 놩 헤주던 생각
부제칩 오소리 꿩엿보다
맛좋은 어머니 엿
어머니 생각ᄒᆞ민
나가 헤보난
어머니 홀목 불쌍ᄒᆞ득기
통시에 싯던 도세기도 불쌍ᄒᆞ여붸곡
저슬 뒈가민 먹ᄀᆞ정ᄒᆞᆫ
우리 어머니 ᄃᆞᆯ코름ᄒᆞᆫ 엿
---
*아명이나 : 어쩌하거나.

♧ 색동옷
상고지빗 하랑하랑
ᄑᆞᆯ락이는 만국기
풍악 속 여울지는 춤사위 물든
장롱 속 내우살*
어머니 쿰 향기에
반짝반짝 수줍던 새각시 모냥
동동 지드리단 어머니 색동옷
어쩌다 기립는 내우살에
쿰고픈 여린 ᄆᆞ슴* 어머니 ᄄᆞᆯ
---
*내우살 : 냄새
*ᄆᆞ슴 : 마음

♧ 아바지영 으남이영
유월이믄 유벨시리 으남이 지깍 흔
날이 하다
영ᄒᆞᆫ 날이민 으남꼿* ᄒᆞᆫ아름 쿰엉
아버지 ᄎᆞᆽ앙 으남소곱 헤맨다
어떵ᄒᆞ연 오널 아바지 놋 훤ᄒᆞ다
*으남꼿 : 안개.

♧ 시월이 오민
- 아버지 식겟날
청고게는 못 타도
등목은 탓던 날도 셔낫주
아시 손잡앙 목청 높이 웨울리던 날
소리꾼 아니옌 허카부덴 청고게* 멩심 ᄒᆞ멍
ᄎᆞᆷ웨 밧 서리꾼 다울리던 소릿질
시월 오민 아버지 제ᄉᆞ 생각나민
제숙ᄀᆞ심 헤사ᄒᆞ는디
ᄆᆞ음도 헉숙
삭신도 허허 ᄒᆞ여,
난생체얌 맞춤 제숙ᄀᆞ심 ᄀᆞ졍
아버지 맞이 ᄒᆞ던 날
나이 듦이 이런 거란 걸
이제사 고남* 헤보는 현실 앞에
서투른 오널 보내보는
---
*청고게: 목마.
*고남: 이것저것 살펴보거나 맞춰보고 따져보다. 자문을 구하다. 강평하다.
* 김항신 제주어 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 (한그루, 202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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