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랑차랑 설 멩질
ᄎᆞᆷ말로 제주어 곱기도 ᄒᆞ다
오널은 ᄄᆞᆫ 날보다
ᄒᆞᄁᆞᆷ 선네 선네 오몽ᄒᆞ영
양지랑 두르젱이 씻고대고
ᄎᆞ례지넬 고적덜 재기재기 맹글아 뒁
ᄈᆞᆯ리 재게
소지도 ᄒᆞ곡
상웨떡 벨떡 사레 와랑와랑
ᄃᆞᆯ아사주
아멩 돌림벵이 돌아도
와랑차랑 설 멩질인디
어머니 아버지 닐 보게마씀

♧ 식게칩 아으 몹쓸다
아고 게메양
무사 식게집 아인 몹쓸암신고양
웨할망칩 식게 먹으레가민
밥 ᄒᆞᆫ직이랑 마랑 ᄒᆞᆫ저 집이 글렌
앙작ᄒᆞ여가민 단지라시민 와싹!
벌러시민 좋겐, 우리어멍
아멩 먹을커 엇이 살앙 식게날만
곤ᄊᆞᆯ밥ᄒᆞ곡 돗궤기 적이 영 상웨떡이영
먹을커시난 대장질 ᄒᆞᆷ이옌 경헴신가양
웨손진 손지도 아님광
웨조켄 조케로 안 ᄇᆞ여신가
하도 오망오망 식ᄉᆞᆯ이 하노난
반 테우리도 성조케 웨조케
ᄐᆞ나붸연
이제도 식게 날만 뒈민 경ᄒᆞ는게
ᄉᆞ뭇 눈치 붸려집디다마는
식게ᄒᆞ젱허민 이디저디 신간* 씀이옌
몹씰만도 ᄒᆞ쿠다게
---
*신간: 마음.

♧ 채원이 ᄉᆞ랑
-웨손지(외손주)
사라봉 업언 간 걸으랜 ᄒᆞ난
아중아중 뒷뚱뒷뚱 올근생 이추룩
어느쟁이
얼뭇얼뭇 커아젼 벌써라
중ᄒᆞᆨ교 일ᄒᆞᆨ년이라
양지엔 요멀이 다락다락
벌써라 질풍노도 감신고라
그때 손지 모십 얼망얼망
이런 시상도 싯카
서준이 ᄉᆞ랑도
웨할마니 ᄉᆞ랑
물웨크듯
ᄎᆞᆷ웨크듯
허우데도 과짝
몸뎅이도 과짝
ᄒᆞᄁᆞᆷ시민 누이추룩
흔줄레나 커불컨게
ᄉᆞ랑ᄉᆞ랑 내 ᄉᆞ랑
이 시상 둘도 엇인
나 애기덜 ᄉᆞ랑

♧ 우리집 개장군
노시 목간 안 ᄒᆞ젠 ᄒᆞ는
우리집 개나
늙어가는 저 사름이나
어떵 요영 닮암신고
어릴적인
물 소곱도 들어간게마는
커가난 물도 싫덴 와들락
집소곱더레 화들락
물먹는 거 말앙은 ᄌᆞᄁᆞᆺ디레 오덜 안ᄒᆞ연
거 ᄎᆞᆷ 때가 어느 때랑
벌룽벌룽 먹을컨 잘도 알앙
지나 저 ᄌᆞ식이나
먹어도 먹어도 주렌만ᄒᆞ멍
주둥일 박으민
와싹 겁 나주마는
걱정도 시러완
경해도
알건 다 알암ㅅ젠
오줌도 ᄒᆞᆫ ᄀᆞᆺ디레 ᄀᆞᆯ기단
물도 곱닥ᄒᆞᆫ 물만 먹언게마는
요센 요망시리 이레 ᄀᆞᆯ겻닥
배ᄁᆞᆯ앙 쌋닥 ᄒᆞ는게
ᄇᆞᆯ써 하 시절은
거짓엇이 감신디사
사름이나 중성이나
세월ᄄᆞ랑 구름조각 ᄒᆞ나썩 털어져 나가는

♧ ᄇᆞ랑지게* 살단보난
세월은 유수추룩 요추룩 흘런
할락산으로 내리는 물은 무사
이추룩* 울엄신디 그 ᄆᆞ심이 나
ᄆᆞ심
무신 살렴살이 이추룩 애아풀ᄁᆞ
일천 낭섭 애테왐신고
일천 간장 문데겸신고
어머니 눈물ᄀᆞᇀ은
할락산으로 내리는 물은
애간장, 일천 낭섭 타들어감이옌
젯물ᄀᆞᇀ은 핏물ᄀᆞᇀ은 애썩은 물이랏덴
가젱이* ᄃᆞᆯ린 식솔덜 아직…
눈 베롱ᄒᆞᆯ*날 실테주 ᄒᆞ멍 ᄇᆞ랑지게 살아사주
---
*ᄇᆞ랑지게 : 부지런하게.
*이추룩 : 이렇게.
*가젱이 : 나뭇가지.
*베롱ᄒᆞᆫ 날 :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있어 생기가 되살아나다.
*김항신 제주어 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 (한그루, 2025)에서
*사진 : 표선민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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