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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섬 제주어시집 '오막오막'의 시(5)

by 김창집1 2026. 1. 25.

 

♧ ᄌᆞ베기

 

통밭알*에서 조개 파온 날은

ᄌᆞ베기 ᄒᆞ는 날

 

무수채 놓곡 조개 놓앙 궤어가민

밀 ᄀᆞ루 ᄆᆞᆯ아놔둔 거 ᄐᆞᆮ아 놓아사

 

온 식귀가 먹젠ᄒᆞ민

이신 손은 ᄆᆞᆫ 들러부떠사

 

할망은 어느제랑 ᄆᆞᆫ딱 ᄒᆞ느넨

주먹만이씩 ᄐᆞᆮ아 놓곡

 

우린 크민 맛엇넨

손톱만 ᄒᆞ게 ᄐᆞᆮ아 놓주

 

언니덜 한한ᄒᆞᆫ 벗네 집의선

둘러사듬서 고찌덜 ᄌᆞᆯ게 ᄐᆞᆮ아 놓는디

 

신 ᄂᆞ린 연물 소리추룩

둑지가 ᄃᆞᆯ싹ᄃᆞᆯ싹

 

ᄃᆞ그락 ᄃᆞ그락 ᄄᆞ신 그 맛에

물만 싸민 바당터레 ᄃᆞᆯ아낫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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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밭알 : 성산포에 있는 바다 지명. 바지락 등 조개를 수 있는 갯벌이다.

 

 

 

♣ 수제비

 

통밭알에서 조개 파온 날은

수제비 하는 날

 

무채 넣고 조개 넣어 끓으면

밀가루 반죽해둔 거 뜯어 넣어야

 

온 식구가 먹으려면

있는 손은 다 들러붙어야

 

할머니는 언제 다 하느냐고

주먹만큼씩 뜯어 넣고

 

우린 크면 맛없다고

손톱만 하게 뜯어 넣지

 

언니들 많은 친구네 집에선

둘러서서 잘게 뜯어 넣는데

 

신 내린 연물 소리처럼

어깨가 달싹달싹

 

달그락 달그락 따순 그 맛에

물만 빠지면 바다로 달려갔었지

 

 

 

♧ 우미 잔치

 

  우미 큰 벙뎅이 들렁 놀레 나은 아인 식게칩 아이추룩 둑지가 올라가낫주 돌아가명 ᄒᆞᆫ 입씩 멕이당 족아가민 이녁집터레 ᄃᆞᆯ려강 솟두껭이를 요는 거라 큰솟에 ᄀᆞ득 쑤어놔뒁 어명은 물질ᄒᆞ레 가불민 동네 잔치가 뒈는 거주

 

  그 작산 걸 다 먹어치와시넨 어명신디 욕 듣는 소리가 쟁쟁 엽집ᄁᆞ지 넘어와 가민 눈치 잰 엽집 어멍도 잘 바렌 우미 어가라 싯영 앚지주

 

  개역 풀어놩 냉국 해먹을 생각에 춤이 꼴깍 넘어가주마는 오래 끌리곡 걸르곡 식형 굳히곡 ᄒᆞ젠 ᄒᆞ민 날 꼴딱 샐 거주

 

 

 

♣ 우무묵 잔치

 

  우무묵 큰 덩어리 들고 놀러 나은 아이는 제삿집 아이같이 어깨가 올라갔었지 돌아가며 한입씩 먹이다 모자라면 자기 집으로 달려가 솥뚜껑을 여는 거야 큰 솥에 가득 쑤어 놔두고 엄마는 물질하러 가버리면 동네잔치가 되는 거지

 

  그 많은 걸 다 먹어치웠냐고 엄마한테 꾸중 듣는 소리가 쟁쟁 옆집까지 넘어와 가면 눈치 빠른 옆집 엄마도 잘 바랜 우뭇가사리 얼른 씻어 안치지

 

  미숫가루 풀어놓고 냉국 해먹을 생각에 침이 꿀꺽 넘어가지만 오래 끓이고 기르고 식혀서 굳히고 하려면 날 꼴딱 거지

 

 

 

♧ 깅이 반찬

 

깅인 아모나 잡는 것이 아니주

손이 재야 ᄒᆞ곡

ᄌᆞᆸ게발 양착을 ᄒᆞᆫ디 심영 물리지 안ᄒᆞ여야 ᄒᆞ곡

벡탕 ᄃᆞᆯ아나지 못ᄒᆞ게 짚은 통에 잡아놔사 ᄒᆞ여

 

깅이 하영 잡은 날 반찬을 멩글젠 ᄒᆞ민

ᄆᆞᆫ저 장콩을 볶아 놔두어사 ᄒᆞ곡

깅이는 ᄏᆞ콜이 싯엉 해감ᄒᆞ영 구진 거 잘 씰어내곡

장물에 하간 양념 ᄒᆞ곡 고치도 썰어놩

깅이부터 볶은 후세 볶은 콩 툭 던져놩

ᄀᆞᆫ 들게 볶으민 뒈는 거주

 

요셋말로 입에 착 부뜨는 단짠에

영양가 이신 제주 반찬

오일장 할망장터에서 어떵ᄒᆞ당

경이 반찬 만나지민 어가라 사주

제주 사름덜만

 

 

 

♣ 게 반찬

 

게는 아무나 잡는 게 아니지

손이 빨라야 하고

집게발 양쪽을 함께 잡아 물리지 않아야 하고

벽 타서 달아나지 못하게 깊은 통에 잡아놔야 해

 

게 많이 잡은 날 반찬 만들려면

먼저 장콩을 볶아 놔두어야 하고

게는 깨끗이 씻어 해감해 궂은 거 잘 닦아내고

간장에 갖은 양념하고 고추도 썰어두고

게부터 볶은 다음 볶은 콩 툭 던져놔

간 들게 볶으면 되는 거지

 

요샛말로 입에 착 붙는 단짠에

영양가 있는 제주 반찬

오일장 할망장터에서 어쩌다가

게 반찬 만나지 면 바로 사지

제주 사람들만

 

 

*김섬 지음 제주 전통음식 레시피 제주어 시집 『오막오막』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