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라지꼿이라는 걸
살단 보단 알앗네
어머니 날 낳으시고
아버지 날 기르시던 날
엄마 우주선에 놀러 왓던
유복 동셍
도라지꼿 곱게 ᄆᆞ음에
심던 날
살단 보난
어머니 손 잡앙 입ᄒᆞᆨ허던
성이 상주 뒈곡
아버지 도라지꼿으로
벨이 뒈던
살단 보단 돌아상 보난
나도 도라지꼿이라는 걸

♧ 고냥이 숭숭ᄒᆞ연
두릴 적
ᄒᆞᆨ교서 걸레 ᄀᆞ정 오렌ᄒᆞ민
어멍광 성은 검질 메레 가불곡
이녁냥으로 헌 옷 ᄎᆞᆽ앙 맹글제ᄒᆞ난
성 ᄄᆞᆯ 입던 갯씰로 짠 옷
멩글락 메글락
모작도
안메지곡 고냥이
숭숭ᄒᆞ연 어떵ᄒᆞ믄 좋을 거라
셍각ᄒᆞ난 웃으완
이ᄎᆞ록 아직도
손설엉 모지직 ᄒᆞ덜 못ᄒᆞ영 원!

♧ 샛ᄃᆞ리 용천수*
샛ᄃᆞ리물 그냥 흘러간 게 아니 엇주
멕여주곡 씻어주곡 ᄎᆞᆷ방ᄎᆞᆷ방 튀던 ᄀᆞᆺ디주
가분 게 아니엇주
몬지락ᄒᆞᆫ* 푸른 청춘 넹겨주던 ᄀᆞᆺ이엿주
옷 헹구멍 씻어주곡
마께* 질에 묻은 허물 이젠,
ᄎᆞᆺ아 볼 수 엇엉 아시롭주*만
나 요름*오민 또시 만날 생각에
와랑차랑 ᄒᆞ는 거주
---
*샛ᄃᆞ리 용천수 : 삼양1동 용천수를 말함.
*(형)몬지락허다 : 매끄럽다. 미끈하다. 촉감이 매끄럽고 부드럽다.
*마께 : 방망이.
*아스롭다, 아시롭다 : 아쉽다. 아깝다.
*여름 : 여름.

♧ 내창ᄀᆞᆺ
우리집 알카름엔 이제도
몰레 한한ᄒᆞ다
냇창 굴다리 요ㅍ인 삼춘네 점빵
그 알작터레 몰레ᄀᆞᆺ*은
쉐물먹엉 씨름ᄒᆞ던 성장 개ᄁᆞᆺ
ᄆᆞᆫ딱* 몰레가 맹근 우알력
모살왓*
요름뒈민 천막 욜곡
아이스께끼 장시 음정 욜곡
안적도 몰레뜸 ᄒᆞ는 사름덜
싯주마는
얼어도
더와도
맨발로 걷는 '어싱'인지
무신건지 유행 ᄒᆞ는
웨딩촬영 유멩헤진 삼양해수욕장
성은 사진사 나는야 달님오신 날이민
급음제기 ᄒᆞᆯ 사름 모다지라 소리들려
ᄉᆞᆯ짹이* 밤 ᄆᆞ실 가던 내창ᄀᆞᆺ
*ᄀᆞᆺ : 가장자리.
*ᄆᆞᆫ딱 : 남김없이. 모든 것을 다 해서. 전부.
*모살왓 : 모래밭.
*ᄉᆞᆯ짹이 : 살며시.

♧ 드른들 질*
ᄒᆞᆨ교 종 치기 전이
ᄒᆞᆫ저 ᄈᆞᆯ리 가사는디
서가름서 ᄒᆞᆨ교엘 가젠ᄒᆞ민
내창 지낭 콩밧 지당
진진ᄒᆞᆫ 드른들 지나사 ᄒᆞ는디
어느 날은 벳도 과랑과랑
구둠도 박삭박삭
어이엔 비도 작작거리당
ᄌᆞᆷᄌᆞᆷᄒᆞ당
눈질에 손콥 발콥 얼얼ᄒᆞ여도
진진ᄒᆞᆫ 드른들 동산 지낭
ᄒᆞᆨ교 ᄆᆞ을 도착ᄒᆞ민
교회당광 동ᄉᆞ무소광, 삼각지
폭당 으지엔 코시롱ᄒᆞᆫ
풀떡도 ᄑᆞᆯ암신디
일원ᄍᆞ리 멧게만 시민 좋기여
걷당 보민 옴막ᄒᆞᆫ ᄒᆞᆨ탕물에 젖곡
아글락 ᄃᆞᆯ싹ᄃᆞᆯ싹 징검ᄃᆞ리 ᄉᆞ망일곡
돌담 숭숭 웨와진 밧담 고망엔
씽씽 칼ᄇᆞ름 양지 ᄄᆞ려도
ᄂᆞᆺ ᄈᆞᆯ고롱ᄒᆞ게 얼얼ᄒᆞ여도
그 시절이 막 좋앗주
--
* 드른들 질 : 삼양1동에서 삼양2동 학교까지 가는 길.
*김항신 제주어 시집 『꼿봉오지 베려보라』 (한그루, 202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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