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콩입에 멜젓
콩입은 똑 젓갈에 먹어사 ᄒᆞ여
뒌장에도 먹어보곡
고치장에도 조쳐보앗주마는
젓갈에 먹이사 제라ᄒᆞᆫ 맛이 나주
미릇 ᄃᆞᆷ아논 멜젓
콩입 날 ᄀᆞ리 뒈민 맞춤ᄒᆞ게 익을 거난
어랑어랑ᄒᆞᆫ 콩입 ᄐᆞᆮ아당
밥에 젓에 풀고치도 톡 언졍
ᄒᆞᆫ 굴레 볼망뎅이 터지게 씹어가민
비린 것이 쿠싱ᄒᆞ여가멍 ᄃᆞᆯ코롬도 ᄒᆞ여가멍
씹을 때마다 ᄄᆞ난 맛이 나는 거라
콧ᄌᆞᆫ둥이에 ᄄᆞᆷ이 와작 나멍
맛좋다 소리가 절로 나주
게고데고 콩입 좋아해난 그 아인 잘 살암신가

♣ 콩잎에 멸젓
콩잎은 꼭 젓갈에 먹어야 해
된장에도 먹어보고
고추장에도 곁들여보았지만
젓갈에 먹어야 옳게 맛이 나지
미리 담가둔 멸젓
콩잎 날 철 되면 알맞게 익을 거니
싱싱한 콩잎 따다
밥이랑 젓이랑 풋고추도 톡 얹어
한 입 볼이 미어지게 씹다보면
비린 것이 구수해가다 달짝지근해가면서
씹을 때마다 다른 맛이 나는 거야
콧잔등에 땀이 와락 나면서
맛좋다 소리가 절로 나지
그나저나 콩잎 좋아하던 그 아인 잘 살고 있나

♧ 보리개역
ᄊᆞᆯ이 어디 이서
ᄎᆞᆸᄊᆞᆯ이 어디 이서
오뉴월에 보리 나민
그걸로 개역부터 멩그는 거주
가마솟에 보리 볶앙 ᄀᆞᆯ아오민
그게 보리 개역이주마는
너미 게우지 말앙 설게도 말앙
맞지좋게 잘 볶아사 맛존 개역이 뒈난
우리 할망 ᄐᆞ다앚주
개역 해 오는 날은 얼랍졍
종이에 ᄀᆞ루 담앙 입에 비우당 ᄀᆞᆨ겨가명
밥에도 보벼보앗닥 우미에도 놓아보앗닥
ᄃᆞᆫ 거 퍼놓앙 범벅으로도 먹곡
물 푼드랑ᄒᆞ게 비왕 호로록 드르쓰기도 ᄒᆞ곡
보리 개역은 입다심 양석이엇주
일ᄒᆞ당 시장기 나민 드르쓰곡
어명 바빵 밥 어실 때도 보리개역 이시민
배고프진 안ᄒᆞ여시난
진진ᄒᆞᆫ 장맛ᄀᆞ리에 보리개역이라도 멩글민
벳이 드는 거주

♣ 보리미숫가루
쌀이 어디 있어
찹쌀이 어디 있어
오뉴월에 보리 나면
그거로 미숫가루부터 만드는 거지
가마솥에 보리 볶아 갈아오면
그게 보리미숫가루지만
너무 타지 않게 설지도 않게
알맞게 잘 볶아야 맛좋은 미숫가루가 되니
우리 할머니 지켜 앉았지
미숫가루 해오는 날은 덤벼들어
종이에 가루 담아 입에 비우다 사레들고
밥에도 비벼보았다 우미에도 넣어보았다
단 거 퍼놓아 범벅으로도 먹고
물 넉넉히 부어 호로록 들이키기도 하고
보리 미숫가루는 간편한 양식이었지
일하다 시장기 나면 들이키고
엄마 바빠 밥 없을 때도 보리미숫가루 있으면
배고프지는 않았으니
긴긴 장마철에 보리 미숫가루라도 만들면
볕이 드는 거지

♧ 쉰다리*
아적에 ᄒᆞᆫ 보리밥 쉬지 말렌
차롱에 펑 ᄃᆞ랑ᄃᆞ랑 ᄃᆞᆯ아멩 놔두어도
정심 때 먹젠 보민 쉰내가 무큰
그 족흔 걸 내불지 안ᄒᆞ젠 멩근게
쉰다리라
쉰밥 휘휘 씻엉
그레 벳에 잘 ᄆᆞᆯ린 누룩 ᄒᆞ썰 헊엉
단지에 담앙 물 비와놩 놔두민 발효가 뒈는 거여
밥 방올이 동동 트든가 희영ᄒᆞᆫ 막이 생기민 ᄆᆞᆫ 뒌 거주
여름에 쉰다리 먹으민
배도 안 아프곡 똥도 곱느네
요세 아이덜은 쉰다리에 이거 저거 놩
더 맛좋게 벨아벨 거 ᄆᆞᆫ딱 멩글앙 먹엄선게
알록달록 눈 호강 입 호강 엄부랑ᄒᆞ여
---
*쉰다리 : 여름에 마시는 제주의 전통 음료.

♣ 쉰다리
아침에 한 보리밥 쉬지 말라고
채롱에 퍼서 달랑달랑 달아매 놔두어도
점심 때 먹으려면 쉰내가 물큰
그 아까운 걸 내버리지 않으려고 만든 게
쉰다리야
쉰밥 휘휘 씻어
거기 볕에 잘 말린 누룩 약간 섞어
단지에 담아 물 비워 놔두면 발효가 되는 거지
밥 방울이 동동 뜨든가 하얀 막이 생기면 다 된 거야
여름에 쉰다리 먹으면
배도 안 아프고 똥도 고와요
요새 아이들은 쉰다리에 이거 저거 넣어
더 맛좋게 별의별 거 다 만들어 먹고 있던데
알록달록 눈 호강 입 호강 엄청나더라고
*김섬 지음 제주 전통음식 레시피 제주어 시집 『옴막옴막』 (한그루, 202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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