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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애월문학' 2025 제16호의 시(3)

by 김창집1 2026. 2. 15.

 

♧ 담배연기 – 소담 김중식

 

평소 나를 아껴주던 사촌 형님이

담배를 그렇게 피워대더니

어느 날 가슴이 답답하여

서울 큰 병원에 가서 진단해 보니,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폐암 말기를 선고받고

고향 집으로 내려왔다.

 

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봤더니,

쇠약해진 몸에 숨을 헐떡이며 누워 있으면서

눈만 말똥말똥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담배 한 개비만 피우고 싶다고 간절하게 호소한다

가족들은 담배를 피우면 죽는다고

한 개비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보면서 안타까웠지만 나도 가족의 뜻을 따를 수밖에……

 

3일 후에 부고가 날아왔다.

아뿔싸!

그렇게 빨리 가실 줄은 몰랐는데……

앗! 담배 한 개비!

 

장례식장에 가서야!

담배에 불을 붙이고 올려드렸다.

연기만 모락모락……

영정을 아른거리면서 피어오른다.

 

 

 

♧ 가다가 문득 – 김종호

 

가다가 문득

어린 날의 방울새가

뒤꼍 감나무에서

노래하고 있다

 

댕그렁 댕그렁

저만치 쓸쓸한 거리에서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

까무잡잡한 동그란 소녀

첫 키스를 돌려달라며

하얗게 웃고 있다

 

그리운 날 모락모락

초가집 저녁연기 피어오르고

막막하던 날의 젊은 어머니

긴 골목어귀에 나와

머리 허연 아들을 기다리신다

 

가다가 문득 돌아보면

썰썰한 바람이 불어오고

거울 앞에 서면 더욱 서러워

여린 마누라 차마 돌아오셨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오늘도 덤으로 내리시고

덩그러니 텅 빈 거리에

눈물을 준비하신 이

그 눈빛 다정하시니

하룬들, 이틀인들

노래 부르며 가리라 한다.

 

 

 

♧ 겨울 수선화 – 김충림

 

하얀 숨결이 흐르는 오솔길

겨울은 고요히 눈을 내리고

서늘한 바람이 지나는 자리엔

수선화 한 송이 피어나네

 

얼어붙은 대지의 품 안에서

작은 생명이 고개를 내민다.

차디찬 눈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희망의 빛으로 몸을 감싸고

 

잎새는 얼음처럼 날카로우나

꽃잎은 눈송이처럼 부드럽다.

겨울의 침묵에서 피어난

순수와 고독의 목소리

 

찬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선화의 노래는 속삭인다.

봄은 곧 다시 오리라고

 

그리하여 차가운 밤하늘 아래

한 송이 꽃은 빛을 내리라

수선화, 너는 겨울의 별

희망을 품고 세상을 비추리

 

 

 

♧ 질서의 근간 – 김현신

 

꽃이 없는 가지에

꽃봉오리 맺히길 기다리는

생기를 잃은 민낯에

미소라는 화장기를 주문한

기울어지는 내면에

버팀목을 새우는

 

어떤 날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쓰고

꽃이 피고 생기를 얻고

미소 지으며

지워가는 일에 동참한

탄생의 기적

멀고도 가까운

 

절반의 건너띄기

 

 

 

♧ 양구수목원을 견학하고 나서 – 추곡 문정수

 

양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북단

야생이 살아 숨쉬는 자연생대

수목류, 조화류, 선인장 및 다육식물

당귀, 천궁 등 약용식물들로 구성되었네

 

파충류관에는 파충류 전시실

생태갤러리에는 DMZ 서식하는 사계절 동식물

열대어 전시실에는 관상용 열대어들

미래존에는 멸종위기 동물 영상 모니터쇼

 

DMZ 야생동물생태관이 있고

무장애 나눔길 유아숲놀이터

사계절 썰매체험장이 있어

일행은 체험에 도전하기로 하였네

 

등근 빨간튜브, 파란튜브에 의지하고

튜브에 손잡이를 불끈 잡고 활강하니

그 기분 짜릿함은 어떻게 표현할꼬

기회가 되면 한번 체험해보도록 권하고 싶네

 

 

                   *애월문학회 간 『涯月文學』 2025(통권 제16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