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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양전형 시집 '나 다시 필 거야'의 시(10)

by 김창집1 2026. 2. 25.

 

♧ 각시야

 

하늘과 땅 사이 당신 있네

하늘을 들어올린 당신 있네

당신이 아파 눕거나 엎어지면

하늘과 땅이

부딪칠까 봐 깜짝깜짝 한다네

 

당신이

홀연히 어디 가버리고 없어지면

세상 무너져 버리고 만다네

당신이 있어야

하늘과 땅 사이

꽃들도 방긋방긋 피는 것이네

 

 



♧ 장마 ᄀᆞ리에

 

  느네 어명 죽은 때도 영 마가 들어라. 옷 ᄆᆞᆫ 적져불젠 삼방ᄁᆞ장 비가 삠광, ᄒᆞ꼼 쉬멍이라도 오주마는 그자 ᄒᆞᆫ장읏이 왐시녜

 

  느넨 두린 때라노난 잘 몰를 거여마는, 엿날 막 ᄀᆞ물안 ᄒᆞᆯ 땐 허벅으로 내창물 질어당 밧디 주곡, 느네 어명 잘도 고생ᄒᆞ고 얼먹엇저. 느네 멕이젠 ᄒᆞ난 느량 놈이밧 삭검질 매여뎅인다, 소낭밧디서 솔닙 긁으곡 산이 강 낭 그차당 장이 강 ᄑᆞᆯ곡 ᄒᆞ젠 ᄒᆞ난 ᄒᆞᆫ 시를 못 앚앗저

 

  삼춘, 그만 ᄀᆞᆯ읍서. 경 ᄀᆞᆯ아가난 빗살도 더 커졈수게

 

 

 

♧ 칠순七句이 일순一瞬이다

 

  육중한 적막의 밤 인생을 아느냐는 듯 검은등뻐꾸기 호 호 호 홋 짧은 뜻 남기고 침묵으로 사라진다 이불 속에서 슬쩍 돌아눕자마자 언뜻 일어선 내 쓸쓸한 사념이 얼마큼 살았을까 헤아리려 또 돌아 눕는 순간 검은등뻐꾸기가 남긴 말을 알아냈다 칠순七旬이 일순一瞬이다

 

 

 

♧ 우리 각시

 

세상에서 제일 고왔지

코스모스 같기도 했고

이따금 장미처럼 피기도 했지

 

쌓이는 세월에 눌려 주름져도

문득문득

수선화 향기도 났지

 

이즈막엔

말 못하는 천사 손녀 희연이 대신

이건 코스모스 이건 수선화

저기 장미꽃 피었네 하며

살가운 천사놀이를 하지

 

 

 

♧ 가냐귀

 

까옥까옥 깍깍

봄날 아척 가냐귀

마당 울타리에서

우리 어멍추룩 웨우른다

못 들은 첵집 ᄆᆞᆼ케던 아이

 

까악깍 까옥까악

오십 년 지난 이제사

잘 알아들언 확 일어낫주만

갈중이 입고 ᄀᆞᆯ겡이 들럿던

우리 어명은 웃네

 

 

                    *양전형 시집 『나 다시 필 거야』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