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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항신 제주어 시집 '꽃봉오지 베려보라'의 시(8)

by 김창집1 2026. 3. 10.

 

♧ 간들레기영 새우리, 수박광 호박

 

마당 ᄒᆞᆫ긋 물웨 심언 놔두난

날쌔도 ᄀᆞ물곡

물도 ᄀᆞ물곡

 

요영도 애기덜 신디

무심 ᄒᆞ엿구나

 

사름이나

풀데기나 다를 바 읏인디

가심이 잔잔히 애잔ᄒᆞ이

 

고넹이 똥인지 새똥인지

몰라도

섭상귀 올라완

간들레기 토레기영 나도 ᄎᆞᆷ웬디

빙섹빙섹 ᄇᆞ렘이옌 요영 봠ㅅ주

 

올힌 수박 줄도 새우리 가달 밀치멍

ᄃᆞᆮ곡

호박 줄도 새우리 심엉 ᄄᆞ라 감이옌

 

ᄀᆞ믐에 불타는 저 새우리 보주게

이제 수박이영 호박이영 지락지락

ᄒᆞᆯ거메

 

 

 

♧ 봄 춤

 

꼿덜의 춤

봄 내우살 ᄀᆞ득ᄒᆞᆫ 쑥광 드르*꼿 내우살 속

돔박곳 사열대 맞는 곤을동 에움질

곳 송이송이

누게 손짐* 정성 들긴 마중 질이랏나

기냥* 찰나엿을 건디

 

ᄉᆞ래기 싸락 싸락 험벅눈 펄펄거리멍

진진ᄒᆞᆫ 동장군 웨멘ᄒᆞ단* ᄉᆞ뭇* 아쉬왕

입춘 가부는 초봄 질ᄀᆞᆺ

히여뜩ᄒᆞᆫ 시상 대력*이라도 ᄒᆞ듯

춘설春雪 ᄎᆞᆫᄇᆞ름 손에 손잡앙 휘몰이치듯

자이덜토 ᄒᆞᆯ건 ᄆᆞᆫ ᄒᆞ멍 가켄ᄒᆞ는 심ᄉᆞ

뻔ᄒ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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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 : 들판.

*손짐 : 손에서 느끼는 따뜻한 기운,

*기냥 : 그냥.

*웨멘ᄒᆞ다 : 외면하다.

*ᄉᆞ뭇 : 못내.

*대력 : 대신.

 

 

 

♧ 보리순이 매쪽매쪽

 

삼춘! 어디레 감수과!

ᄇᆞᆯ써가라 칠월 절기도 들어선양

요영도 곱닥허카예

매쪽매쪽*

아멩 생각 해봐도 곱수다게

경ᄒᆞ난* 똑기 베왕 보전 ᄒᆞ여사 뒈쿠다

 

무신거엔 ᄀᆞᆯ암디게, 제주어마씀게!

 

잇날엔 보리밥만 먹으난 배만 뽕뽕 헤신디

이젠 돗궤기영 하간거 먹언 배가 뽕뽕 ᄒᆞ연

이추룩 곤밥만 들구* 먹으민 못산덴 ᄀᆞᆯ으난

 

시방덜은 배 쭌쭌ᄒᆞ게 허젠

보리순도 ᄀᆞᆯ앙 먹곡

청보리도 먹어간다 허명 ᄉᆞ뭇 살아보젠

 

이루 후젠* 보리 농시 누게가 혈 거산디

귀ᄒᆞ디 귀ᄒᆞᆫ ᄊᆞᆯ 뒈불어수다

 

보리밧디 보리순이 매쪽매쪽, 얼메나 곱수가예

 

---

* 매쪽매쪽 : 뾰족뾰족의 세주어.

* 경허난: 그러니까의 세주어.

* 들구 : 자꾸, 끊임없이, 계속해서, 들구 먹다/ 마구 먹다, 들구 오다/ 마구 오다' 따위.

* 이루 후제 : 이후부터, 이 뒤로부터 어느 때.

 

 

 

♧ ᄃᆞᆯ벵이 집

 

ᄃᆞᆯ벵이가 집 정 뎅기민 버칠거 닮아도

ᄌᆞ들지 말라

짐진 사름이 팡 ᄎᆞᆽ넨 안 헴시냐

지 먹을컨 몬 ᄀᆞ졍 난덴 ᄒᆞ난

하다 거념 ᄒᆞ덜 말앙 이제라도

집 진거나 옷 벗인거나 느나 엇이

아으덜 문딱문딱* 나시민 좋키여

 

시국이 요영 저영 ᄒᆞ다마는

 

나 조케추룩 ᄒᆞᆷ치 둘씩이나 나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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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ᄆᆞᆫ딱 : 일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넘긴 꼴.

 

 

 

♧ 진진ᄒᆞᆫ 거

 

이게 무신 말인고 ᄒᆞ민

베염 붸려지민 손 곱지렌

ᄒᆞᆫ 이왁입주

무사 경 ᄀᆞᆯ암신고 ᄒᆞ민

아무상엇이 손 주왁ᄒᆞ당

어쓱ᄒᆞ민 물리곡

거심손ᄒᆞ당 동티 난덴 ᄒᆞ영

멩심ᄒᆞᆫ 날 잡앙 뎅겨사 궤양

집이 돌아온덴마씀

 

잇날 십이간지 멩근 이왁

ᄒᆞ나 틀림엇인 거 닮아양

천.

지.

인.

 

 

               *김항신 제주어 시집 『꽃봉오지 베려보라』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