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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한라산문학 제38집 '글왓에서 숨길 찾다'의 시(5)

by 김창집1 2026. 3. 27.

 

♧ 셋가시 – 박승수

 

셋바닥 끗으로

희고 앙증맞은 동골레기 ᄒᆞ나 생겨낫다

입속 동골레기는 무사 바농이 뒈어시코?

먹어도 마셔도 콕콕 찔러댄다

 

반지하 창문 구석으로

뒤늦게 밀려드는 햇살에 놀란

고갤 내미는 빗바랜 상처들

기억 저펜더레 곱안 뎅기노렌 족고 줄엇다

 

봄의 초입에 무렵 꿇고 엎드려서야

제비꽃 향 겨우 맡았는데

닮은 흐루의 반복이 냉겨놓은

지랄맞은 통증

 

삶을 서성이다 부러진 바농 멧 조각

느닷없이 나타나

물 ᄒᆞᆫ 모금 넹기지 못ᄒᆞᆫ 채

진진밤 해양케 지새고 잇다

 

 

 

♧ 그때는 정이라도 셔신디 – 부정일

 

셋아방은 장게 가난 ᄄᆞ로 나강만 살켄허연

가름팟 질 붙은디 ᄒᆞᄉᆞᆯ 끈영

막사리라도 짓엉 살랜허난

벗덜은 동새벡이 몰려들영 펜 갈랑

 

멧은 돌담 다곡

멧은 ᄆᆞᆯ구르마로 소낭 실렁 오곡

동네사름은 골메 돌리멍 들락거리곡

바당 안 간 부름씨허는 셋어멍

지짐이영 탁배기영 날라오기 바빠신게

 

셋어멍이 젤 좋아허는 거 닮은디

허긴 안커리 방 ᄒᆞ나에 살멍

숨도 크게 못 쉬어실 거고

쿰어온 구쟁기라도 서방 앞더레 놓젠허민

시짜 붙은 사름 눈치도 보아실 거고.

 

잔칫날, 아니민 베지근헌 건

귀경도 못ᄒᆞ던 시절

나나 놈이나 다 경허멍 살앗주마는

오가는 정이라도 핫던 그 때가 좋앗주

 

경 ᄀᆞᆮ는 삼춘은 누게꽈,

나,

육지 강 살멍 장시로 돈푼깨나 번 궨당인디

ᄒᆞᄊᆞᆯ 살만허난 옛날 생각허멍

배부른 소리 허는 거주

 

 

 

♧ 물 ᄀᆞᇀ은 기리움 – 양순진

 

청명광 입하 ᄉᆞ이

오널 곡우에 비가 오난

잘도 기분 좋수다게

 

곡우에 비 오민 백곡이 기름진덴

ᄒᆞ연게마는

 

꼿덜토 으슬락으슬락

눈을 베르싸가고

비죽생이도 낭우이서

찌레릭찌레릭 놀레 ᄒᆞ는디

 

쉐막이 쉐영

밧갈던 아방이영

농ᄉᆞ 준비 ᄒᆞ던 어명이영

다 어드레 가불어신고

 

우리집 쉐막 직ᄒᆞ던

쉐 팔안 족은ᄄᆞᆯ

대ᄒᆞᆨ교 등록금 내줜양

 

쉐 덕분이 난 이추룩

잘 살암신디

어멍 아방은

엿날집도 쉐막도 굴뭇밧도 다 놔둰

어드레 갓수광?

 

곡우에 비 오민 백곡이 기름진덴

ᄒᆞ연게마는

비 소곱이 얼풋이 튼나는

어멍 아방 보구정ᄒᆞ연

이 가심 소곱인

기리움만 ᄆᆞᆼ그랑헴수다

 

경안ᄒᆞ여도 아칙인 비오난 기분 막 좋앗단

어멍 아방 튼난 눈물 ᄉᆞᆷ빡헤신디

뒤이서 ᄀᆞ슬 ᄇᆞ름이 등땡이 탁 거밀려부난

푸더전 독ᄆᆞ릅 파삭 아판

곡우에 곡비ᄒᆞ여졈수다게

 

 

 

♧ 양철지붕, 목련지다 - 정순자

 

서문 다리 모퉁이 컴퓨터 세탁소

주인 여ᄌᆞ 소피아

ᄒᆞᆫ저슬 다림질ᄒᆞᆫ다

넘은해 시상 뜬 남펜

ᄇᆞ스라질 듯 심엇인 손길 어른거려

유리창 ᄀᆞ득 봄 햇살 ᄀᆞ득ᄒᆞ여도

그 여ᄌᆞᆫ 짚은 저슬

 

진 세월 ᄒᆞᆫ디 보앗던

헌 양철 지붕 우이 눈부신 목련

봄을 꿈꾸엇던 그들신디

목련 춤사위는 지지 안 ᄒᆞ엿주만

파르르 떨고 이신 그 여ᄌᆞ 어께

마지막 ᄒᆞᆫ 방울의 링거가

비 젖은 화신 뒈언 떨어진다

 

 

 

♧ 행복낭(해피트리) - 최원칠

 

체암 나 집 드는 날

부제 뒙서양 ᄒᆞ멍

나비 리본 ᄃᆞᆯ고

떠억 들어 산 후제

 

멧번을 웬겨 살단 보난

스무헤나 지나신게

부제 주인은 아니주만

행복ᄒᆞᆫ 소명 다헤시카

깍지 벌레 ᄄᆞ란

먼 질 떠나부네

 

뻬만 남은 가젱이

 

ᄒᆞᆫ디ᄒᆞᆫ 세월 ᄎᆞ마 잊어지카

앙상한 빈 몸에

형형색색 스카프만

만장추룩 ᄃᆞᆯ아매 놓앗네

 

 

             *한라산문학동인회 간 제38집 『글왓에서 숨길 찾다』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