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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김섬 제주어 시집 '오막오막'의 시(8)

by 김창집1 2026. 4. 10.

                                                       *활 고등어

 

♧ 고갈비

 

고갈비렌 들어봅디가

육지 사름덜은 짐작도 못ᄒᆞᆯ 거라에

당일바리* 고등어에 훍은 소금 칙칙 삐영

연탄불에 구운 것이 고갈비우다

누게산디 일름도 잘 지어서에

 

대학생덜 ᄒᆞᆫ디 모다정 밥 먹곡 술 먹곡 ᄒᆞᆯ 때민

그자 느량 시키는 것이 고갈비엿주에

궤기는 빗나고 널어진 게 고등어난에

 

지름 좔좔 나는 고갈비 불대 나게 구웡 먹으민

맛도 좋고 배도 불러시난에

이제는 무사 그 맛이 아니 남신지

가스 불에 구워브난 맛이 덜 ᄒᆞᆫ가 ᄒᆞ연

숫불 피와봠수다마는 그 시절 그 맛은

그 시절에 가사 뒐 거 담수다

 

---

*당일바리 : 그날 잡은 생선.

 

 

 

♧ 고갈비

 

고갈비라고 들어보셨나요

육지 사람들은 짐작도 못할 겁니다요

당일바리 고등어에 굵은 소금 칙칙 뿌려

연탄불에 구운 게 고갈비예요

누군지 이름도 잘 지었어요

 

대학생들 함께 모여 밥 먹고 술 먹고 할 때면

그저 늘 시키는 게 고갈비였지요

고기는 비싸고 널린 게 고등어였으니까요

 

기름 좔좔 흐르는 고갈비 불향 나게 구우니 먹으면

맛도 좋고 배도 불렀으니까요

이제는 왜 그 맛이 안 나는지

가스 불에 구워서 맛이 덜한가 해서

숯불 피워봅니다만 그 시절 그 맛은

그 시절에 가야 될 거 같네요

 

 

                                                           *객주리

 

♧ 객주리 졸임

 

무시거가 경 맛 좋안 시 끄니를 줄창

객주리 졸임만 시겨신고에

토락토락ᄒᆞᆫ ᄉᆞᆯ맛이 좋아시카

베지근ᄒᆞᆫ 국물 맛이 좋아시카

 

수메밑* 모살밧디 일출봉만이 제겨놩

동네 사름 ᄆᆞᆫ딱불렁 ᄀᆞ져가렌 다울려난

바릇궤기도 아닌 객주리가 요지금은 어성 못 먹는

빗난 바릇궤기가 뒈어불어수다

 

어떵ᄒᆞ당 걸리는 날엔

마농지영 볶은 콩도 놓곡

장물에 고칫ᄀᆞ루 들이치는 체 ᄒᆞ여그네

복삭 졸르아봠수다

 

객주리 졸임에 환장ᄒᆞ는

그 육지 시인도 거느리멍

밥이영 ᄀᆞ치 우영팟 송키에 싸그녜

굴레 ᄀᆞ득 오막오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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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메밑 : 성산포 바다 지명.

 

 

 

 ♧ 쥐치 조림

 

뭐가 그리 맛있어서 세 끼니를 줄곧

취지 조림만 주문했을까요

탄탄한 살맛이 좋았을까

개운한 국물 맛이 좋았을까

 

수메밑 모래밭에 일출봉만큼 쌓아놓고

동네 사람 다 불러 가져가라고 재촉했던

생선도 아닌 쥐치가 요즘은 없어서 못 먹는

비싼 생선이 되어버렸어요

 

어쩌다 걸리는 날엔

풋마늘장아찌하고 볶은 콩도 넣고

간장에 고춧가루도 살짝 넣어서

푹 졸여봅니다

 

쥐치 조림에 환장하는

그 육지 시인도 끄집어내며

밥이랑 같이 텃밭 야채에 싸서

한입 가득 오막오막

 

 

                                                                *갈치

♧ 갈치속젓

 

저슬 ᄌᆞᆫ디젠 드끈 지름을 올려가난

고슬 갈치가 맛싯는 거여

게난 고슬엔 갈치 ᄒᆞᆫ 짝을 사는 거주

 

갈치 토막은 익은 호박 썰어놩 갈치국 끌리곡

소금 뿌령 꿰찝에 구웡도 먹곡

튼내기만 ᄒᆞ여도 춤 ᄉᆞᆷ져점저

 

내장이영 꼬랑지영 대가리영

ᄒᆞ나도 내불지 안ᄒᆞ영 소금ᄒᆞ영

단지에 담양 ᄃᆞᆫᄃᆞᆫ이 싸놔두민

젓이 뒈는 거주

 

고슬에 ᄃᆞᆷ근 것은

멩년 봄이나 여름 뒈여사 먹어지는 거

잘 익은 젓에 하간 양념ᄒᆞ영 뒈직ᄒᆞ게 ᄀᆞᆯ아

경ᄒᆞ여사 제라ᄒᆞᆫ 갈치속젓이 뒈는 거주

 

집집이 양념이 달르곡

맛도 ᄒᆞ썰씩 달르난

먹는 ᄌᆞ미가 더 싯는 거

 

올리 갈치속젓은 어떵ᄒᆞᆫ 일산디

눈물 나게 맛좋앙 곱지명 먹으멘

 

 

 

♧ 갈치속젓

 

겨울 견디려고 잔뜩 기름을 올려가니

가을 갈치가 맛있는 거야

그러니 가을엔 갈치 한 짝을 사는 거지

 

갈치 토막은 익은 호박 썰어 넣어 갈치국 끓이고

소금 뿌려 깨짚에 구워서도 먹고

생각만 해도 침 삼켜지네

 

내장이랑 꼬리랑 머리랑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금 쳐서

단지에 담아 단단히 싸 놔두면

젓갈이 되는 거지

 

가을에 담근 젓갈은

다음해 봄이나 여름 되어야 먹이지는 거

잘 익은 젓갈에 갖은 양념해서 되직하게 갈아

그래야 제대로 갈치속젓이 되는 거지

 

집마다 양념이 다르고

맛도 조금씩 다르니

먹는 재미가 더 있는 거

 

올해 갈치속젓은 어쩐 일인지

눈물 나게 맛좋아 숨겨 먹고 있어

 

 

                  *김섬 지음 제주어 시집 『오막오막』 (한그루, 2025)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