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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대정현문학' 2025년 제10호의 시(완)

by 김창집1 2026. 4. 16.

 

♧ 이어도 – 현달환

 

그녀, 바다의 끝에서

바람이 잠드는 곳

제주의 마지막 숨결 위에

그녀가 눈을 감고 누워 있다

안개는 그녀의 베일

푸른 물결은 긴 머릿결처럼

조용히 시간을 빗질한다

그녀는 말이 없다

그러나 바다는 늘 그녀의 이야기를

노래처럼 되뇐다

슬픔도, 꿈도, 위로도 그 속에 담긴다

수평선 끝, 아무도 닿을 수 없는 곳에서

그녀는 바다를 품고

섬을 품고, 세월을 품는다

밤이면 별들이 그녀의 이마에 내려앉고

낮이면 햇살이 그녀의 어깨에 안긴다

누구도 머물 수 없지만

누구나 그리워하는, 그런 존재

제주가 지켜온 신비

바다가 키운 신성神聖

그녀는 잊힌 듯 살아

이 세상 가장 깊은 고요를 안겨준다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그녀는 늘 거기 있다

그리움과 꿈의 모양으로

바다 위에, 마음 속에, 영원히

 

 

 

♧ 숨은물뱅듸 – 강애심

 

 

누구나 숨기고픈 비밀 하나 품고 산다

 

내 안에 천고지쯤 숲으로 들어가면

 

여름내 속이 타던 자리 작은 숨골 물뱅듸

 

 

 

♧ 입원 – 김춘기

 

  현주소가 바다였다

  평생 집시, 섬이었다

 

  태평양 물의 평원을 밤별처럼 누비던 삼십 년 된 컨테이너 무역선, 베링해에서 뜨거운 심장 사철 펄떡이며 바다의 코를 낚던 명태잡이 주낙어선, 남중국해를 늑대처럼 어슬렁거리며 레이더가 천리안이었던 순양함 구축함 잠수함, 미사일이 노리는 걸프만을 낮은 포복 자세로 드나들던 유조선, 북극해의 냉동 복부를 강철 이마로 쩍쩍 가르던 쇄빙선, 대서양 적도해역을 어기차게 역주행하며 파도를 토해내던 공룡 벌크선이 현대미포조선에서 배를 다 열고 나사, 볼트가 새것으로 교체되어 반짝반짝 조여지고 있다

 

  수술실 침대 위에서

  중고품 내 몸이 수리되고 있다

 

 

 

♧ 귀무덤 – 문경선

 

이름 잃은 귀들이 얼굴 없는 귀들이

국적 잃은 귀들이 소금 핀 귀들이

교토의 도시 한 모퉁이 포개져서 잠들어

 

절을 한다 그 앞에

조선의 넋 기리며

 

귀바퀴에 감장도는

모국어를 꺼낸다

 

침묵은 얼음처럼 굳지만

봄의 힘 밀려온다

 

 

 

♧ 인생 – 오영석

 

끄적거린다 인생

훗날이면 지워질 가이없는 흔적

자벌레 스멀스멀 꿈적거린다

며칠 후면 저는

팔랑 팔랑 나비되어

갖 피어난 이꽃 저꽃

여럿을 탐 하리니.

 

 

 

♧ 예술을 찾아 – 이창선

 

기사년 무신戊申일에

현縣문학 문학기행

 

두터운 정 한 그릇

넘쳐나는 돌낭공원

 

기예가

낭줄기처럼

힘차게 뻗어가야

 

 

 

       [제주 풍시조風詩調]

 

♧ 자녀와 함께 출근하니 – 허영준

 

자녀와 함께 제주소통협력센터로 출근하는 공직자

공무원은 그곳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자녀는 공간에서 놀이를 하니

저출산, 돌봄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듯

 

 

♧ 고령 해녀에게 수당 지원

 

유네스코 인류문화 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

고령 해녀에게 월 수당을 지원한다고

해녀의 생계 안정에 고마운 시책.

 

♧ 제주형 기초단체 부활?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를 설치한다는 개편안

내년 7월 민선 9기에 맞춰 출범한다는 목표인데

도민 투표에서 찬․반 여부에 달린 듯.

 

♧ 인력 채용계획 없다 하니

 

도내 중소기업 800%가 하반기 인력채용계획이 없다는 발표

인건비, 원자재 등 비용증가와 내수침체가 요인이라니

당국의 고용안정 대책이 시급한 실정

 

♧ 청년 농업인의 꿈을

 

농업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의 큰 애로는 시설투자문제

제주도가 스마트팜을 조성한 후 그들에게 임대하여

고부가 가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정현문학회 간 『대정현문학』 (2025년 제10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