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한라산문학동인회 '글왓에서 숨길 찾다'의 시(7)

by 김창집1 2026. 5. 8.

 

♧ 공황장애 – 김도경

 

   이녁 몸에 구신 붙엇덴 빙원 약도 말덴ᄒᆞ명 하간디 점집 ᄃᆞᆯ아뎅이단 부산 아무디 절집에 간 기도ᄒᆞᆫ덴 ᄒᆞ여신디 그 벗 지새아방 나 심언 영도 정도 못ᄒᆞ 연 죽어지켄 하소연ᄒᆞ여도 나가 무신 심이 신 것도 아니곡 벗신디 전화ᄒᆞ연 ᄀᆞᆯ아봐도 이녁 몸이 우선이렌 ᄀᆞᆮ는디 어떵! 그 ᄆᆞ음이 오죽ᄒᆞ카 싶언 속솜ᄒᆞ 염시난 벗 지새아방 ᄎᆞᆷ단 버쳔 나 ᄎᆞᆽ아완 이혼ᄒᆞ켄 ᄒᆞ난 나가 또시 벗신디 전화ᄒᆞ연 ᄀᆞᆯ아봐도 이녁도 첩첩산중에 혼차 새벡기도 ᄒᆞ젱 ᄒᆞ민 ᄆᆞ숩덴 경헤도 ᄆᆞ음 먹언 와시난 기도 날짜 채왕 가켕 ᄒᆞ는디 어떵! 나 생각엔 그 절집 신 영가덜 ᄆᆞᆫ딱 벗신디 화르륵기 붙을 것 닮아붸연 ᄌᆞ들멍 “느공황장애 아니가? 빙원 약 먹어보라보저!" “아니라, 나 몸에 붙은 구신이 나가질 안 헴신게….” 어떵사 굳게 믿는지 뭐셴 ᄀᆞᆮ들 못ᄒᆞ여신디 그로후제 곡심 먹은 날짜 채완 집에 온 벗 기십 과싹세완 ᄀᆞᆮ는 말 “나가 ᄒᆞᆫ 번 ᄒᆞᆫ뎅ᄒᆞ민 ᄒᆞ는 사름이라." “기여, 지새아방이영 ᄄᆞᆯ이영 죽든 살든 무신 상관이라, 이녁 건강이 제일이주." 나 말에 벗이 빙색이 웃인다 이녁 펜 들어 준덴 고마와신가 아여떵어리…

 

 

 

♧ 안부 – 김미량

 

스치는 바람에도

숨결이 들립니다

 

비어있는 자리가

세월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아

그립다는 말만 가슴에 맴돕니다

 

멀리 계신 그곳에서

오늘도 제 삶을

조용히 지켜보시겠지요

 

 

 

♧ 벌랑포구 밥집 – 김정희

 

벌랑포구에 들었다

눈이 바람을 타고 달려드는 날

배들이 포구에 묶여 있는데

갈매기들은 바다로 나왔다

포구의 눈발은 더 거친 파도처럼 불려온다

난 포구에 앉아서 갈치국을 시켜놓고 기다린다

 

벌랑포구에 심부름하던 아들이

심기가 불편한지 주방의 노모랑 토닥거리다

포구를 떠나

담배 한 개비 입에 문 물고기처럼

화를 가라앉히고 들어온다

포구는 떠났다가 들어오는

어머니 밥집

난 포구를 찾아왔다

밥 먹으러 왔다

 

 

 

♧ 별빛공원 – 김항신

 

오롯이

우주 품으로 들어선 화엄의 길

아버지! 불 들어갑니다

어머니! 불 들어갑니다

걷고 걸은 몸 공양 다비에

손 모아 절 공양 이 배

술 공양 이 배 올려

 

별들과 달님이 속삭이는 반딧불이

별빛 그리는 아침

추석날 기다리며 새해를 맞으며

별 숲 나라 작별하지 않은 별들과

순애보처럼 영원히 안주하며

 

재회와 이별

속으로 삼킨 울음들이

빗물 되어 창가에 머물 때

 

영원불멸의 세계에서

 

 

 

♧ 거미집 – 문용진

 

이슬에 젖어 있다

누가 찾아올지 선뜻 말하지 않았다

허공에 난 길

작은 날개가 보이면 숨을 멈추었다

느리게

더 천천히

겪어보지 못한 일에 절정을 바쳤다

 

 

 

♧ 용의자 – 박승수

 

놀명 쉬멍 하려는데

일이 빡세다

일멍에 멍들겠다

 

그래도

바람을 닮아가는

바람을 배워 가는

사월의 어디쯤이다

 

반들반들하던 배롱나무 가지에

하루 만에 새싹이 파릇하다

 

어제 분 바람을 의심하다가

고개 돌려 한라산을 바라본다

 

시치미 뚝 뗀다

 

 

                  *한라산문학동인회 간 『글왓에서 숨길 찾다』 (한라산문학 제38집)에서

                                                *사진 : 때죽나무 꽃(202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