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문학을 찾아서]
♧ 슬픈 물방울 - 찐 꽝 다오픈(Tran Quang Dao)
떨어지고 또 떨어지네
밤의 어둠에 섞인 검은 빗방울
가득 찬 내 인생의 잔은
슬픈 변주곡으로 울렁거린다
지난 삶의 슬픔은
내 인생으로 스며들어
쓰러지는 대나무 위에 별처럼 빛나네
슬픔을 덮는 슬픔은
나를 일으켜 세우고
나처럼 구름은
찬란한 슬픔을 데려오네
슬픔은 하늘에서
영원하고
젖어 있는 내 눈 속에는
안개 낀 산이
밝아오는 여명을 맞이하고 있네
그물침대에 누우면
새소리도 희미해지고
하찮은 어른들은
가수들의 지루한 노랫소리
떨어지고 또 떨어지네
크고 검은 물방울이
나를 땅속 깊이 가라앉히고
슬픔은 더 많은 가지를 뻗네
♧ 화원(花園)을 지나며 – 응우옌 흥(Nguyen Hung)
하루에도 여러 번 화원을 지나치며
한 번도 멈춰 서지 않고 무시하네
나는 지난해의 색깔을 볼까 걱정돼
계절의 변화에 울적해지네
당신이 떠난 지 며칠 몇 달이 흐르고
꽃은 피건만 미소는 시들어가네
기쁨은 돌아오려 하질 않고
함께 하지 못하는 날들을 생각하네
꽃들은 예쁘건만 쳐다보고 싶지 않아
함께 했던 날들의 당신이 떠오를까봐
꽃잎은 불타오르겠지
상처를 태우며 봄이 내 마음으로 들어오네
♧ 물의 변환 – 키유 빅 하우(KIEU BICH HAU)
강물 속에서 부드럽게 흐르고
바다에서 강하게 파도치며
얼어붙기 어려울 만큼 단단하고
구름 속에서 자유롭게 날아올라
땅 깊은 곳에서 머물기도 한다…
물은 – 지혜
물처럼 살아라.
♧ 이념(理念) - 팜 반 안(Pham Van Anh)
야행성 종들처럼
조용히 삶의 뿌리를 잡으면
이념은 빠르게 잠식되고
밤의 외침이 울려 퍼진다
야만적 행동!
공허한 이념 사이에 걸려서
나는 더듬거리며 논쟁한다
그 순간
감정들 속에서 어떤 감정이 외친다
인생의 이름을 부른다
찬란하고 환하게
내 발로 걸어가라
지구의 눈으로 걸어가라
인생을 꿰뚫고 걸어가며 시도하라
실제의 단 한 가지도 놓치지 말고
희망과 함께
회한의 맛 사이에서 걸어가라
인생은 증명된다
환함으로
내 몸으로
침묵!
♧ 나는 내가 아니다 - 찐 투 하(Tran Thu Ha)
그 날
나는 조용히 내 영혼의 기관지를 들었다.
매일 아침 질식하는 기침
열사병과 같은 고통스러운 혼돈
삶의 가시에
불타오르는 바람과 함께 사라진 과거
흐릿하게 시간의 지붕 위에서 불타
재를 남기고, 따뜻한 둥지를 말릴 수 없나?
트라우마 생활은 심취한 영혼을 바꿀 수 없다
사랑에 빠져 마음속으로 달래어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어.
보름달의 거룩한 입맞춤에 대한 연민
내가 내가 아니었던 때가 있었다.
타서 왁스만 남은
떠다니는 은빛 구름 속에 날 두고
약간의 추위가 동쪽으로 역류했다.
빌린 입술로는 살 수 없다
시간의 뿌리에서 선율이 솟아오를 때
황새 모양의 벼를 바라보며 무르익는 봄을 바라보며
하늘의 너그러운 손길로 나를 길러주셨네
키워 준 조국에 감사
뿌리 내린 꽃이 만발한 녹색 벼
* 제주FAN문학 2023 통권 제20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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