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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아름다운 시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의 시(3)와 배풍등

by 김창집1 2023. 11. 16.

 

 

훌륭한 성악가

 

 

우리 집 뜰에 와

선구자를 부른

문영희 씨

 

그녀가 노랠 하자

나무들 귀를 열고

[]들 살아나고

심장 끓기 시작

 

모은 두 손

구름

내려앉았다

 

 

 

 

돌멩이

 

 

무꽃 핀 밭

시멘트 길

못들이 주욱

놓여 있다

 

동편 떠오르는

햇살

 

그 못

차차

무디어진다

 

 

 

 

2005년 겨울

 

 

갓 보내온

등단 30년 만에 낸 권명옥 시집 남향

또 등단 30년 만에 낸 서정춘 시집 죽편

 

김종삼 시선 평화롭게

박용래 시선집 먼 바다

옆에

 

놓인

내 시집 세 권

 

 

 

 

오름 너머

 

 

남쪽 섬

삼백 고지

창밖 나무들 사이

북국처럼 눈발이

지그재그 몰아친다

어두운 숲 사이

무덤도 하나

불현 오름들 위 한쪽

환한 햇빛,

흰 구름

나타났다

사라졌다

내 삶의 절정!

 

 

 

 

별이 내리는 숲

 

 

삼층 건물

어린이 도서관

개관이 며칠 뒤

 

반짝반짝

새소리 들릴 듯

 

마지막 마무리하고

몸 터는 인부 둘

 

엄마에게 혼나

못 들어가는

아이 같은

 

 

         *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서정시학, 202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