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륭한 성악가
우리 집 뜰에 와
선구자를 부른
문영희 씨
그녀가 노랠 하자
나무들 귀를 열고
말[馬]들 살아나고
심장 끓기 시작
모은 두 손
구름
내려앉았다
♧ 돌멩이
무꽃 핀 밭
시멘트 길
못들이 주욱
놓여 있다
동편 떠오르는
햇살
그 못
차차
무디어진다
♧ 2005년 겨울
갓 보내온
등단 30년 만에 낸 권명옥 시집 『남향』과
또 등단 30년 만에 낸 서정춘 시집 『죽편』과
김종삼 시선 『평화롭게』와
박용래 시선집 『먼 바다』
옆에
놓인
내 시집 세 권
♧ 오름 너머
남쪽 섬
삼백 고지
창밖 나무들 사이
북국처럼 눈발이
지그재그 몰아친다
어두운 숲 사이
무덤도 하나
불현 오름들 위 한쪽
환한 햇빛,
흰 구름
나타났다
사라졌다
내 삶의 절정!
♧ 별이 내리는 숲
삼층 건물
어린이 도서관
개관이 며칠 뒤
반짝반짝
새소리 들릴 듯
마지막 마무리하고
몸 터는 인부 둘
엄마에게 혼나
못 들어가는
아이 같은
* 나기철 시집 『담록빛 물방울』 (서정시학, 202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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